베네치아가 열광한 팀코리아 '요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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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스컵 베네치아 대회
스폰서 없이 1차 레이스 우승
5차 대회까지 5위…최고 인기팀
스폰서 없이 1차 레이스 우승
5차 대회까지 5위…최고 인기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요트를 향한 팀코리아의 도전은 꺾이지 않았다. 메인 스폰서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팀코리아는 아메리카스컵 월드시리즈에서 대회마다 기적을 일구며 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팀코리아는 아메리카스컵 월드시리즈 5차 대회로 치러진 이탈리아 베네치아대회(17~20일)까지 총 56점을 획득하며 9개팀 가운데 단독 5위로 뛰어올랐다. 모든 팀이 정해진 구간을 돌아 순위를 가리는 플리트레이스에서 7위, 1 대 1 토너먼트를 펼치는 매치레이스에서 6위에 올라 4차 나폴리대회에서 공동 5위였던 성적을 끌어올렸다.
◆첫 번째 플리트레이스 1등
팀코리아는 17일 펼쳐진 첫 번째 플리트레이스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 초반 혼전 속에서 스키퍼(선장) 네이슨 오터리지가 독창적인 코스를 선택하며 선두로 뛰어올랐고 마지막까지 1등을 유지하며 축포를 쏘아올렸다.
오터리지가 지난 나폴리대회부터 팀을 이끈 25세의 신예인 것을 감안하면 기적 같은 일이었다. 바람의 방향을 읽고 길을 찾아 다른 팀보다 빨리 정해진 코스를 돌아야 하는 요트대회에서 스키퍼의 노련함은 승리의 키 포인트다. 프랑스 에너지팀의 스키퍼 로이크 페이론(52)은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거리를 완주한 백전노장인데도 오터리지를 당해내지 못했다.
◆팀코리아 최고 인기
팀코리아의 선전에 요트팬들은 열광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요트팬들은 요트 위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팀코리아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거나 뜨거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베네치아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로베르토 산드로 씨는 “이탈리아 사람으로서 이탈리아팀인 루나로사를 응원하지만 팀코리아가 선전하는 모습을 보고 코리아 팬이 됐다”고 말했다.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하는 팀이나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게도 팀코리아는 관심대상 1호다. 이언 머레이 아메리카스컵레이스운영위원회 최고경영자(CEO)는 “팀코리아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아메리카스컵의 전설’ 러셀 쿠츠 오라클팀USA CEO는 “기업의 충분한 지원을 받는다면 팀코리아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영 팀코리아 CEO는 “충분한 예산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 오라클팀USA, 루나로사, 아르테미스 등의 강팀을 장비도 제대로 못 갖추고 연습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팀코리아가 이기니 요트팬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룬 쾌거
팀코리아의 한계도 드러났다. 노련한 선수 없이 20대부터 30대 초반 신예들로 꾸려진 팀코리아는 첫 번째 플리트레이스 1위 이후 6위, 5위, 6위, 7위, 4위로 처졌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제대로 된 메인 스폰서 없이 최소한의 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 장비 등이 다른 팀에 비해 한참 뒤졌다. 김 대표는 “베네치아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개당 5000만원 정도 하는 제네커 세일(뒷바람을 받아 요트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돛)을 하나 구해달라고 했다”며 “오라클팀USA는 12개를 가지고 있는데 우린 2개밖에 없으니 하나 구해달라는데 못 해줘서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훈련 시간도 부족하다. 다른 팀은 작년 11월부터 지난달 나폴리대회까지 3~4개월 훈련을 했지만 팀코리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예산이 부족해서다. 선수들 임금과 숙박비, 장비운송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동계 전지훈련도 포기했다.
팀원도 태부족이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 5명 외에 후보 선수가 1명도 없다. 배를 정비하는 쇼크루도 최소인원으로 운영된다. 프라다로부터 1000억원대의 거액을 지원받는 이탈리아의 루나로사 쇼크루가 수십명인 것과 대조된다.
김 대표는 “첫날 플리트레이스에서 1등을 한 것은 팀코리아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쾌거”라며 “스폰서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다음에 열릴 뉴포트대회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열릴 루이비통컵 참가비 2억원도 내야 한다”며 “한국팀 최초 아메리카스컵 도전의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스폰서를 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팀코리아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시장과 미국 서부시장을 공략하려는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폰서를 찾고 있다.
베네치아=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팀코리아는 아메리카스컵 월드시리즈 5차 대회로 치러진 이탈리아 베네치아대회(17~20일)까지 총 56점을 획득하며 9개팀 가운데 단독 5위로 뛰어올랐다. 모든 팀이 정해진 구간을 돌아 순위를 가리는 플리트레이스에서 7위, 1 대 1 토너먼트를 펼치는 매치레이스에서 6위에 올라 4차 나폴리대회에서 공동 5위였던 성적을 끌어올렸다.
◆첫 번째 플리트레이스 1등
팀코리아는 17일 펼쳐진 첫 번째 플리트레이스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 초반 혼전 속에서 스키퍼(선장) 네이슨 오터리지가 독창적인 코스를 선택하며 선두로 뛰어올랐고 마지막까지 1등을 유지하며 축포를 쏘아올렸다.
오터리지가 지난 나폴리대회부터 팀을 이끈 25세의 신예인 것을 감안하면 기적 같은 일이었다. 바람의 방향을 읽고 길을 찾아 다른 팀보다 빨리 정해진 코스를 돌아야 하는 요트대회에서 스키퍼의 노련함은 승리의 키 포인트다. 프랑스 에너지팀의 스키퍼 로이크 페이론(52)은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거리를 완주한 백전노장인데도 오터리지를 당해내지 못했다.
◆팀코리아 최고 인기
팀코리아의 선전에 요트팬들은 열광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요트팬들은 요트 위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팀코리아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거나 뜨거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베네치아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로베르토 산드로 씨는 “이탈리아 사람으로서 이탈리아팀인 루나로사를 응원하지만 팀코리아가 선전하는 모습을 보고 코리아 팬이 됐다”고 말했다.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하는 팀이나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게도 팀코리아는 관심대상 1호다. 이언 머레이 아메리카스컵레이스운영위원회 최고경영자(CEO)는 “팀코리아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아메리카스컵의 전설’ 러셀 쿠츠 오라클팀USA CEO는 “기업의 충분한 지원을 받는다면 팀코리아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영 팀코리아 CEO는 “충분한 예산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 오라클팀USA, 루나로사, 아르테미스 등의 강팀을 장비도 제대로 못 갖추고 연습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팀코리아가 이기니 요트팬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룬 쾌거
팀코리아의 한계도 드러났다. 노련한 선수 없이 20대부터 30대 초반 신예들로 꾸려진 팀코리아는 첫 번째 플리트레이스 1위 이후 6위, 5위, 6위, 7위, 4위로 처졌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제대로 된 메인 스폰서 없이 최소한의 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 장비 등이 다른 팀에 비해 한참 뒤졌다. 김 대표는 “베네치아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개당 5000만원 정도 하는 제네커 세일(뒷바람을 받아 요트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돛)을 하나 구해달라고 했다”며 “오라클팀USA는 12개를 가지고 있는데 우린 2개밖에 없으니 하나 구해달라는데 못 해줘서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훈련 시간도 부족하다. 다른 팀은 작년 11월부터 지난달 나폴리대회까지 3~4개월 훈련을 했지만 팀코리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예산이 부족해서다. 선수들 임금과 숙박비, 장비운송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동계 전지훈련도 포기했다.
팀원도 태부족이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 5명 외에 후보 선수가 1명도 없다. 배를 정비하는 쇼크루도 최소인원으로 운영된다. 프라다로부터 1000억원대의 거액을 지원받는 이탈리아의 루나로사 쇼크루가 수십명인 것과 대조된다.
김 대표는 “첫날 플리트레이스에서 1등을 한 것은 팀코리아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쾌거”라며 “스폰서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다음에 열릴 뉴포트대회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열릴 루이비통컵 참가비 2억원도 내야 한다”며 “한국팀 최초 아메리카스컵 도전의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스폰서를 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팀코리아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시장과 미국 서부시장을 공략하려는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폰서를 찾고 있다.
베네치아=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