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은 증권가에서 ‘황제주’로 불린다.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몇 안되는 종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올 1~2월 잠시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내 회복해 황제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힘은 강력한 화장품 브랜드들에서 나온다. 고가 화장품인 설화수 헤라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아이오페 라네즈 등 중고가 브랜드도 아모레퍼시픽 산하 브랜드들이다.

탄탄한 유통망도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백화점 면세점뿐 아니라 자체 유통망도 갖추고 있다. ‘아리따움’ 숍과 방문판매가 바로 그것이다. 화장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도 매력포인트다.

아모레퍼시픽의 힘은 1분기 실적에 그대로 나타났다. 소비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7415억원으로 7% 늘었고, 영업이익은 1504억원으로 2%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세는 꺾였지만,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와 경기도 오산 신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확대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화장품 부문의 성장률(4%)보다 해외 화장품 부문의 성장률(26%)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오는 등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라네즈 마몽드 설화수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데다 유통망이 확대되면서 올 1분기 중국 시장 매출(614억원)이 38%나 늘었다”며 “말레이시아(66%) 싱가포르(38%)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용품 및 녹차 부문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생활용품 및 녹차 부문은 1265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9% 성장했다. ‘미쟝센 실키라인’ ‘려 진생보’ ‘해피바스 솝베리’ 등 새로 선보인 기능성 생활용품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녹차 부문에선 세작 등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덕분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9%나 증가했다.

대다수 증권사들도 아모레퍼시픽의 미래에 대해 밝게 보고 있다. 이지연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에 국내 방문판매 매출이 4.6% 감소한 탓에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3월 말 방판 인력을 1000명가량 충원한 만큼 3분기부터는 좋아질 것”이라며 “중국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현재 4% 수준인 중국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2016년에는 2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