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3호 궤도 안착…관측영상·위성 수출 '신호탄' 쐈다
“위성의 심장이 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8일 오전 3시30분 일본 다네가시마우주센터. 아리랑 3호 발사 2시간이 지난 후 브리핑실에 올라온 최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리랑3호발사단장이 처음 꺼낸 얘기다. 지난 24시간 한숨도 자지 못했는데 방금 아이를 얻은 부모처럼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8년간 고생해 우주로 쏘아올린 아리랑 3호가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3개 태양전지판을 펴고 정상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이날 오전 1시39분 일본 로켓(H2A)에 실려 우주로 향한 아리랑 3호가 성공적으로 위성 궤도에 안착했다고 발표했다.

아리랑 3호는 앞으로 3~6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한반도 관측 임무에 투입된다.
아리랑3호 궤도 안착…관측영상·위성 수출 '신호탄' 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위성은 실험용 소규모 위성을 제외하고도 6기로 늘어났다. 항우연이 관리하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와 3호, 국내 첫 정지궤도 통신해양위성 천리안, 민간 통신위성인 무궁화 5호, 올레 1호, 한별위성 등이다. 올해 추가로 레이더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아리랑 5호 등 3기의 위성까지 쏘아올리면 세계 7~8위권 위성 운영국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항우연은 지금까지 쌓은 위성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성을 활용한 우주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수출 확대가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위성영상 판매 사업이다. 2007년 가동된 아리랑 2호를 앞세워 이 시장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유럽우주청(ESA), 대만,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계약을 통해 2200만달러의 판권 판매액을 올렸다. 2호에 비해 해상도를 두 배 높인 아리랑 3호가 가동되면 부가가치가 몇 배 높은 고급 영상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기업 유로컨설트는 2009년 10억달러였던 지구관측 위성영상 시장 규모가 2018년 3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처음으로 위성 본체 수출에도 나선다. 세계에서 위성을 운영하는 나라는 G20에 속한 선진국뿐이고 위성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10곳도 안된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위성을 설계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해 항공우주 분야도 제대로 밥값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아리랑 3호를 쏘아올린 일본 기술을 보면서 취약한 로켓 기술을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꼈다”며 “로켓 엔진 실험시설을 짓는 데 필요한 4000억원 등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네가시마=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