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 영향으로 연일 조정을 받은 탓에 현재 국내 증시는 연기금이 적극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가격대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리스크로 시장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정책의 연속성과 글로벌 공조가 누적되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 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5일 "연일 장내에 쏟아지고 있는 프로그램 매도와 외국인 매도 부담은 모두 소화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상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가격대로 진입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투자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 매물 압력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외국인 매매를 미국계 자금과 유럽계 자금으로 나누어 보면 1~2월에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던 유럽계 자금은 3월에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간 이후 4월들어 순매도로 반전했고, 미국계 자금은 3월부터 2개월 연속 순매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미국계 자금을 장기성 자금으로, 유럽계 자금을 단기성 자금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해석보다 미국계 자금은 펀더멘탈(특히 미국 경기 모멘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유럽계 자금은 유로존의 신용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게 조 연구원의 판단이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연기금이 밸류에이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이라며 "그간 연기금의 밸류에이션(PER) 수준별 매매규모를 보면 8배 수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비중을 확대하고 있는데 최근 주가하락으로 MSCI Korea 기준 예상 PER은 8.9배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 1900선의 지지력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연기금의 매매패턴을 감안하면 1900선 밑에서는 '저가 매수'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