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트론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원서를 받은 결과 △반도체 설계 △연구·개발(R&D) △구매 △영업 등 경력직에 3000여명이 몰렸다고 14일 밝혔다. 신입사원 모집에도 7000명이 지원하는 등 모두 1만명이 원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입과 경력 100여명을 뽑을 계획이었는데 예상보다 우수 인재가 몰려 인원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세계적 자동차 품질 경쟁력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하면 시너지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로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인력 이동이 가시화하자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견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현대오트론에 “본사 연구인력을 동의없이 채용해 영업기밀이 유출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DS(부품)부문 인사팀이 현대오트론 인사팀에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LG전자도 이날 현대오트론에 “반도체 인력을 임의로 데려가는 것은 영업비밀 유출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국내 대기업이 경쟁사 인력 채용 과정에서 ‘경고성’ 공문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오트론 관계자는 “인력을 빼오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공식 채용 과정을 거쳐 자발적으로 원서를 낸 것”이라며 “삼성과 LG가 보낸 공문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예진/김현석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