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기증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진을 못 줄까요.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문순화 한국식물사진가회 명예회장(79·사진)이 평생의 노작(勞作)을 공익을 위해 내놓는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문 회장이 50여년간 찍은 자생생물 사진 8만여 장을 기증받는다고 13일 발표했다. 기증식은 14일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직접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 회장은 평생을 산악과 자연생태 사진을 촬영한 원로 작가로 한국 사진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아름다운 우리산하》 등 다수의 사진도감을 출간하기도 했다. 백두산 금강산 한라산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2800여종 자생식물의 사진을 찍었다. 특히 금강산에서 찍은 금강인가목, 백두산에서 찍은 산진달래·고산봄맞이 등 희귀식물의 사진은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환경부 관계자는 “장당 5만원씩 단순 이미지 사용료로만 환산했을 경우 기증되는 사진은 모두 40억원 이상”이라며 “그러나 예술성·희귀성 등을 고려하면 금액적 가치를 추정하기 어려울 만큼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