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1일 오후 3시23분 보도

한진중공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위해 지난 2년간 자회사 유상증자에 10차례나 참여했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한진중공업이 수익이 없는 사업에 투자를 계속함에 따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전날 의정부·양주 신도시의 집단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대륜발전의 유상증자에 출자했다. 한진중공업과 계열사 대륜이앤에스(E&S)가 출자한 자금은 각각 72억원으로 전체 유상증자 금액의 61%에 해당한다.

대륜발전은 2010년 말 경기도 양주시 열병합발전소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계약을 한 이래로 6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대륜발전은 양주 열병합발전소의 토지대금(670억원)과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2015년 말까지 자본증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2010년부터 대륜발전의 또 다른 주주인 포스코건설(19.2%) 및 남부발전(19.8%)과 지분 비율에 따라 투자해왔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에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는 별내에너지도 2010년 8월 인수 이후 4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201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별내에너지는 한진중공업과 대륜E&S가 각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집단에너지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한 번 참여할 때마다 투자하는 금액은 300억원가량이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업들이기 때문에 향후 최소 2년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진중공업이 올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은 더욱 크다.

한진중공업은 2010년 흑자(2394억원)이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지난해 298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NCF는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영업 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163억원을 기록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51%로 높아졌다.

한진중공업의 전체 차입금과 회사채 3조2200억원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41%(1조3212억원)에 달한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월28일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의 수주잔액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영업수익성이 저하됐다고 판단, 신용등급(A-)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열병합 발전소가 완공 후 매출을 내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장담하긴 어렵다. 집단에너지 사업은 신규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와 연계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 단지의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집단에너지 사업의 수익성도 떨어지게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집단에너지 사업은 입지만 잘 잡으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어 건설사들이 탐내는 신규 사업”이라면서도 “초기 투자금액이 크고, 건설 후에도 분양처럼 한번에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