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퇴직연금 사업경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2005년 말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6년여간 진행돼온 사업장 확보경쟁(1라운드)이 일단락됐다는 판단에서다. 2라운드 경쟁은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기존 사업과 퇴직연금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이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연금영업그룹과 자산관리컨설팅부, 100세시대연구소를 합쳐 ‘100세시대자산관리본부’를 신설했다. 대우증권도 과거 홀세일사업부 소속이었던 퇴직연금영업 1, 2부를 리테일사업본부 산하로 옮긴 데 이어 대표이사 직할로 리서치조직인 미래설계연구소를 만들었다. 지난달 말 조직을 개편한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본부 산하에 있던 지역센터를 지역본부로 격상, 개인고객그룹으로 이동시켰다.

대형 증권사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500인 이상 대형 사업장 1120곳 가운데 92.1%(1032개)가 퇴직연금을 도입했다. 외형을 늘릴 여지가 그만큼 적어진 셈이다.

증권사들은 외형을 늘리는 과정에서 ‘출혈’을 감수했다. 한 관계자는 “상당수 사업자들이 외형을 키우기 위해 연 5%대 초반의 금리를 제공하고 연 4%대로 적립금을 운용해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몇몇 중견·중소형 증권사들이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월26일로 예정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시행이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