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드럼세탁기 만든 '부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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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창원공장 김현석·신수희 씨
후배인 남편이 팀장·부인이 금형기술 맡아
후배인 남편이 팀장·부인이 금형기술 맡아
“부부가 같은 목표를 가져 시너지가 확실히 난 것 같아요.” 최근 국내 세탁기 시장에서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LG전자의 세계 최대 용량(19㎏) 건조겸용 드럼세탁기. 이 제품 개발에 부부 연구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 화제다. LG전자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는 남편 김현석 선임연구원(35)과 아내 신수희 책임연구원(34)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작년 3월부터 회사 안에서도 한 식구가 됐다. 27인치급 19㎏ 드럼세탁기 개발을 위해 창원공장에 임시로 꾸려진 태스크포스(TF)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것. 입사 후배인 김 연구원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13명으로 구성된 개발팀장을 맡았다. 신 연구원은 세탁기 외관에 해당하는 금형 및 재료 개발을 담당했다.
30대 중반으로는 드물게 팀장이 된 김 연구원은 “출세했다”며 주변에서 축하를 받았어도 처음엔 그리 달갑지 않았다. 건조 기능은 없어도 19㎏짜리 드럼세탁기를 먼저 내놓은 삼성전자에 빼앗긴 대용량 세탁기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김 연구원은 “제품 개발에 실패하면 회사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얼굴을 못 들고 다닐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야전 침대를 사무실에 가져다 두고 며칠 밤을 새우는 건 기본이었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아내 신 연구원과 머리를 맞댔다. 김 연구원은 “세탁 성능과 전기 충격 시험 등 각종 고비 때마다 아내 덕을 많이 봤다”고 치켜 세웠다.
신 연구원은 대용량 세탁기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외관 비닐코팅(VCM) 개발에 톡톡히 한몫했다. 종전 모델인 17㎏ 드럼세탁기 개발 때 비닐코팅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 이번엔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썼다. 신 연구원은 “VCM 때문에 제품 개발이 늦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제품은 2개월 연속 월 1000대 이상씩 팔렸다. 이불 두 채를 거뜬히 빨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전체 세탁기 매출 비중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유독 대용량 세탁기 부문에서 삼성에 밀렸는데 다시 1위로 올라서서 기쁘다”며 웃었다.
제품이 출시된 뒤 김 연구원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남편, 직장에서는 아내 신 연구원의 후배가 그의 자리다. 김 연구원은 과장급인 선임 연구원으로 차장급인 신 연구원보다 입사가 늦다. 2003년 회사에 들어와 세탁기 사용설명서를 만들며 처음 신 연구원을 만나 사랑을 키웠다. 2005년 결혼해 네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이들에게 사내 결혼을 추천하고 싶냐고 묻자 “강추”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 연구원은 “연애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지만 한 방향을 보고 같은 꿈을 꾸는 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했다. 이어 “집에서도 회사 일에 대해 얘기하니 회사 입장에선 사내 결혼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창원=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두 사람은 작년 3월부터 회사 안에서도 한 식구가 됐다. 27인치급 19㎏ 드럼세탁기 개발을 위해 창원공장에 임시로 꾸려진 태스크포스(TF)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것. 입사 후배인 김 연구원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13명으로 구성된 개발팀장을 맡았다. 신 연구원은 세탁기 외관에 해당하는 금형 및 재료 개발을 담당했다.
30대 중반으로는 드물게 팀장이 된 김 연구원은 “출세했다”며 주변에서 축하를 받았어도 처음엔 그리 달갑지 않았다. 건조 기능은 없어도 19㎏짜리 드럼세탁기를 먼저 내놓은 삼성전자에 빼앗긴 대용량 세탁기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김 연구원은 “제품 개발에 실패하면 회사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얼굴을 못 들고 다닐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야전 침대를 사무실에 가져다 두고 며칠 밤을 새우는 건 기본이었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아내 신 연구원과 머리를 맞댔다. 김 연구원은 “세탁 성능과 전기 충격 시험 등 각종 고비 때마다 아내 덕을 많이 봤다”고 치켜 세웠다.
신 연구원은 대용량 세탁기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외관 비닐코팅(VCM) 개발에 톡톡히 한몫했다. 종전 모델인 17㎏ 드럼세탁기 개발 때 비닐코팅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 이번엔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썼다. 신 연구원은 “VCM 때문에 제품 개발이 늦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제품은 2개월 연속 월 1000대 이상씩 팔렸다. 이불 두 채를 거뜬히 빨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전체 세탁기 매출 비중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유독 대용량 세탁기 부문에서 삼성에 밀렸는데 다시 1위로 올라서서 기쁘다”며 웃었다.
제품이 출시된 뒤 김 연구원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남편, 직장에서는 아내 신 연구원의 후배가 그의 자리다. 김 연구원은 과장급인 선임 연구원으로 차장급인 신 연구원보다 입사가 늦다. 2003년 회사에 들어와 세탁기 사용설명서를 만들며 처음 신 연구원을 만나 사랑을 키웠다. 2005년 결혼해 네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이들에게 사내 결혼을 추천하고 싶냐고 묻자 “강추”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 연구원은 “연애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지만 한 방향을 보고 같은 꿈을 꾸는 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했다. 이어 “집에서도 회사 일에 대해 얘기하니 회사 입장에선 사내 결혼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창원=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