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포스코 사이의 ‘빅딜설’이 흘러나와 재계가 화들짝 놀랐다. 삼성이 삼성중공업 지분을 포스코에 넘기는 대신 포스코 자사주를 인수한다는 ‘설’이다.

한 매체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최근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8일 보도했다. 포스코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이 갖고 있는 삼성중공업 지분 20%와 경영권을 인수하고, 삼성그룹은 그 대가로 포스코가 보유한 자사주 5%와 포스코ICT(옛 포스데이타) 주식 52%를 받는다는 게 MOU의 골자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를 딛고 조선업에 진출해 철강부터 선박 건조까지 일관화를 이룰 수 있다. 삼성은 포스코 2대 주주(최대주주는 6.81%의 국민연금)로 등극해 포스코를 우호세력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매체는 포스코가 오는 11일 이사회에 이 같은 방안을 상정하려다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허황된 얘기”라며 “김 부회장과 정 회장은 어떤 형태의 MOU도 맺은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지분 20%를 넘기면 삼성이 보유한 중공업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는 사실상 매각”이라며 “팔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검토한 적도 없고, 정 회장이 김 부회장과 만난 적도 없다”며 “11일 이사회에 안건이 올라가지 않을 뿐 아니라 이렇게 큰 사안을 긴급 안건으로 처리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대한통운 인수전 때 삼성과 포스코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던 것이 ‘빅딜설’로 이어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설/서욱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