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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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덫…성장률 추락…외국인 이탈…신용강등
후진적 反시장 규제…외국 자본유치 가로막아
증시 해외자금 유입 '제로'…성장률도 6%대로 주춤
과세 강화법 철회 등 때늦은 유화책 부심
후진적 反시장 규제…외국 자본유치 가로막아
증시 해외자금 유입 '제로'…성장률도 6%대로 주춤
과세 강화법 철회 등 때늦은 유화책 부심
인도 경제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경제성장률은 추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줄줄이 짐을 싸고 있다. 재정적자 부담에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인도 정부는 부족한 재정을 세수 증대로 메우기 위해 과세당국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해왔지만 외국 자본의 이탈을 우려해 시행을 1년 늦췄다. 전문가들은 “반시장적인 인도 경제구조가 성장과 외국 자본 유치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경제위기가 단편적인 정책 몇 가지로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유럽보다 인도가 더 걱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악화되는 경제
인도 정부는 탈세 시도에 대한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세제개혁안(GAAR)의 시행을 1년 미루겠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장기 현금 투자수익에 부과하는 세율도 기존의 절반인 10%로 낮추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9%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과세 강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심해지자 투자 부담을 낮춰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 3월 인도 주식·채권시장에 순유입된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자금은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불안한 경제 상황에 외국인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인도의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GDP 증가율은 6.9%로 전년 8.4%보다 크게 떨어졌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성장률을 지난해 수준인 6.9%로 예상했다.
◆경제 발목 잡는 반시장구조
인도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를 붙들기 위해 과세 강화 법안의 시행은 미뤘지만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엔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시장적 경제구조가 외국 자본 투자를 막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올초 인도 의회에는 해외 기업이 인도 회사를 인수·합병(M&A)한 건에 대해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1962년부터 인도 기업을 사들인 모든 외국 회사는 세금을 내야 해 소급 적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외국계 슈퍼마켓의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지수’에서 인도는 183개국 중 132위를 차지했다. 온두라스보다 못한 수준이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이날 독일 아디다스그룹이 인도에서 리복 매장 200여개에 이어 아디다스 매장 200개의 문을 추가로 닫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2의 유럽 되나
전문가들은 인도뿐 아니라 브라질·러시아·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제가 동시에 악화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쳤다. 러시아는 지난해 4.3%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3.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10%에 육박했던 중국의 성장률도 8%대로 하락했다. 브릭스와 같은 초대형 신흥국들의 경제가 계속 악화되면 유럽을 능가하는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타일러 코웬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브릭스 경기침체의 위험은 실질적인 것”이라며 “신흥국의 성장률 흐름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악화되는 경제
인도 정부는 탈세 시도에 대한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세제개혁안(GAAR)의 시행을 1년 미루겠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장기 현금 투자수익에 부과하는 세율도 기존의 절반인 10%로 낮추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9%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과세 강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심해지자 투자 부담을 낮춰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 3월 인도 주식·채권시장에 순유입된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자금은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불안한 경제 상황에 외국인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인도의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GDP 증가율은 6.9%로 전년 8.4%보다 크게 떨어졌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성장률을 지난해 수준인 6.9%로 예상했다.
◆경제 발목 잡는 반시장구조
인도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를 붙들기 위해 과세 강화 법안의 시행은 미뤘지만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엔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시장적 경제구조가 외국 자본 투자를 막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올초 인도 의회에는 해외 기업이 인도 회사를 인수·합병(M&A)한 건에 대해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1962년부터 인도 기업을 사들인 모든 외국 회사는 세금을 내야 해 소급 적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외국계 슈퍼마켓의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지수’에서 인도는 183개국 중 132위를 차지했다. 온두라스보다 못한 수준이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이날 독일 아디다스그룹이 인도에서 리복 매장 200여개에 이어 아디다스 매장 200개의 문을 추가로 닫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2의 유럽 되나
전문가들은 인도뿐 아니라 브라질·러시아·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제가 동시에 악화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쳤다. 러시아는 지난해 4.3%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3.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10%에 육박했던 중국의 성장률도 8%대로 하락했다. 브릭스와 같은 초대형 신흥국들의 경제가 계속 악화되면 유럽을 능가하는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타일러 코웬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브릭스 경기침체의 위험은 실질적인 것”이라며 “신흥국의 성장률 흐름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