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철강주(株)들이 가격 매력 부각과 실적 호전 전망에 힘입어 강세를 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증시를 이끈 전차(電車·전기전자 및 자동차) 군단이 잠시 쉬어가는 국면에서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순환매 흐름이 나타난 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8일 오후 1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74포인트(0.50%) 뛴 1966.18을 기록 중이다.

특히 철강금속 업종이 1.69% 상승하며 지수 반등을 지지하고 있다. 상승폭을 다소 줄여 오름폭이 은행주 다음으로 밀렸지만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대장주 포스코가 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전날보다 1만1000원(2.97%) 뛴 38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2.14%), 현대하이스코(1.34%), 세아베스틸(1.44%) 등이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2.7% 상승에 그쳐 코스피지수 상승률 7.12%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시장에서 기대한 중국 모멘텀이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해 관련주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의 공급 과잉 등으로 기업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여파다.

그러나 포스코를 필두로 2분기 실적 호전 기대가 살아나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됐다는 단이��.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가가 하락하고 철강 제품가격이 유지되면서 시장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 대형주의 실적 저점이 지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의 공급과잉 등 구조적인 문제와 전반적인 제품 가격 약세 등 중기적 측면에선 여전히 쉽지 않은 국면이지만 실적 개선 기대가 단기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포스코가 시장의 예상을 웃돈 2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광석 및 석탄 투입 단가가 1분기보다 톤당 약 5만원 하락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종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이후 전사적으로 각고의 원가절감을 진행 중"이라며 "2분기 포스코의 개별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13% 늘어난 8990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 8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철강업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충분히 낮아졌다는 점이 되레 주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상 철강이 2분기 실적 개선 모멘텀이 돋보이는 업종인 만큼 추후 낮아진 실적 전망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놓으면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철강 업종 내 기업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세를 나타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철강업종 내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인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조90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말 2조157억원 대비 5.53% 감소한 수치다.

다만 2분기 실적 모멘텀이 뚜렷하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매매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 수립이 유리하다고 증권업계에선 조언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철강금속 업종의 경우 실적이 2분기에 개선되는 대표적인 업종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순환매성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만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지만 특별히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신재정협약 재검토에 대한 우려가 부각, 투자심리가 위축된 여지가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증시에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면서 "이번 주말께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낸다면 철강 등 중국 관련주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