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하는데 단 16초…머리부터 발끝 오렌지 컬러
리키 파울러(사진)는 오렌지 컬러로 유명하다. 이날도 상의와 하의, 신발까지 오렌지로 맞췄다. 모자는 흰색이었지만 오렌지색이 가미돼 있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렌지 일색이었다. 오렌지는 그가 나온 오클라호마주립대의 상징색이다.

파울러는 PGA투어 내 미국 선수로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에 이어 세 번째로 팬이 많다. 특히 아이들이 그를 좋아한다. 이날 대회장에도 오렌지색 의상을 입고 응원을 나온 팬들이 눈에 띄었다. 그는 올초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누가 더 핫(hot)한가’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남자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여자 1위는 산드라 갈(독일)이었다.

빠른 플레이로도 유명하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샷하고 내려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16초. 투어 평균 38초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 골프닷컴 조사에서도 ‘가장 빠른 플레이어’ 1위다. 퍼팅도 이리저리 재지 않고 바로 친다.

그는 모터바이크와 산악자전거를 즐긴다. 15세 때 모터바이크를 타다 큰 사고를 당한 뒤 골프에 전념했다. 힙합 스타일의 모자를 쓰고 자유분방하게 산다. 마스터스 챔피언인 버바 왓슨, 벤 크레인, 헌터 메이헌과 함께 힙합그룹 ‘골프보이스’를 결성해 ‘오오오’라고 노래를 불러 유튜브에서 히트하기도 했다.

모친이 일본인이어서 ‘유타카’라는 미들네임을 갖고 있다. 외할머니는 인디언이다. 우승 때 그의 어머니 린과 여자 친구 알렉산드라 브라운이 동반했다. 알렉산드라는 전 PGA투어 선수 올린 브라운의 딸이다.

파울러를 7세 때부터 가르쳐온 스윙 코치 배리 맥도널이 1년 전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얘기가 나오자 눈 주위가 촉촉해졌다. 5세 때부터 파울러를 알고 지낸 캐디 조 스코브론은 “파울러는 그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이제 두번째 우승을 향해 갈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