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의 장기수익률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상품일수록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펀드를 고를 때 과거 수익률 못지않게 펀드 설정액 증감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현대증권이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액티브주식형펀드 161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설정액 증감과 수익률(지난달 20일 기준)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펀드의 설정액이 증가할수록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3년간 펀드 설정액이 6500억~9500억원 늘어난 펀드의 3년간 수익률은 104.9%로 분석 대상 중 가장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펀드 설정액이 5500억~8500억원, 2500억~5500억원씩 감소한 펀드들의 평균수익률은 각각 62.8%, 62.5%로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펀드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수급 상황은 펀드 수익률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며 “일반인들은 펀드의 설정액 증감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정액이 장기간 감소하는 펀드는 매니저들이 수익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펀드 환매 자금을 마련해야 하다보니 시장 상승 국면에서도 매니저들은 유망 종목을 팔아야 해 초과 수익를 내지 못하게 된다. 약세장에선 손절매까지 겹쳐 하락폭이 큰 종목 위주로 매도하면서 해당 종목들의 낙폭을 더 키우게 된다.

반대로 설정액이 늘어나는 펀드는 강세장에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교체하지 않아도 돼 주가 상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유망 종목을 추가 매수해 초과 수익도 달성할 수도 있다. 하락 구간에선 수급 상황이 나쁜 펀드보다 종목 교체를 더 활발히 하면서 수익률도 차별화할 여지가 많아진다.

최근 3년간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2조5942억원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4조1594억원이 줄었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시장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진한 성과를 내는 탓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