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 수험생 감소 '압박'이 광고戰으로 이어져
고려대는 '섬김', 홍익대는 '상상력' 내세워
연세대는 "광고 콘셉트 없어"

"누가 봐도 우리 대학 떠올릴 수 있는 광고를 만들어라!"

대학들이 너나 할 것이 이미지 광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 평가점수의 영향력이 커지고 수험생이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대학 이미지 정립' '학생 모시기'에 광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주요 일간지에는 하루 3, 4건의 대학 광고가 실리고 있다.

대학들은 이미지 광고에서 '대학 콘셉트'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고려대는 개교 107주년을 맞아 '아름다운 고대'를 강조하는 광고를 최근 시작했다. 고대 사회봉사단 활동 사진을 앞세워 '섬길 줄 아는 리더'를 강조했다. 고대 관계자는 "대학의 임무가 교육과 연구, 봉사라고 생각한다" 며 "이번 광고는 고려대가 연구와 교육을 통해 봉사에 매진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봉사의 의미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2012학년도 후기 대학원생 신입생 모집 기간이 돌아오면서 광고전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홍익대는 예술 분야가 강세인 대학인 만큼 대학원생 모집 광고에도 '상상력'을 강조했다. 광고에 '홍익대는 상상력입니다' 문구를 넣었다. 홍대 관계자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우리 대학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자인 분야가 강세인 국민대도 '창의성'을 앞세웠다. '창의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세계 속의 명문대학'이 국민대의 슬로건. 국민대는 최근 광고에서 '正道(정도)에 길이 없다'는 파격적인 문구를 내세웠다. '요즘은 신호도 어길 줄 알고 길이 아닌 곳도 갈 줄 알아야 똑똑한 사람'이란 부가 설명으로 국민대의 성격을 드러냈다.

연세대는 올해 대학 콘셉트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연대의 광고 콘셉트는 '뜨거운 블루'. 하지만 연대 관계자는 3일 "올해 콘셉트를 제작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정갑영 신임 총장이 올해 2월 취임하면서 특정 콘셉트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콘셉트를 한창 만들고 있다. 숙대 관계자는 "광고에서 대학 이름만 지우면 어느 대학의 광고인지 알 수 없는 광고는 만들고 싶지 않다" 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한 광고대행업체 측은 "대학 간의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고 위상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대학 간 광고전이 심해지고 있다" 며 ""짧고 굵은 광고가 대세"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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