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세계 2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기업공개(IPO)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칼라일은 2일(현지시간) 주당 22달러에 3050만주를 발행해 6억7100만달러를 조달했다. 목표보다 12% 줄어든 규모다. 당초 칼라일은 주당 23~25달러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상장 후 주가 하락을 우려해 22달러로 공모가를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라일이 공모가를 낮춘 것은 뮤추얼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사모펀드의 수익성을 회의적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는 세계 1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을 비롯해 이미 IPO를 실시한 다른 사모펀드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07년 약 40억달러를 조달하며 ‘대박’을 터뜨린 블랙스톤의 주가는 현재 50%나 떨어져 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포트리스캐피탈인베스트먼트 등도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사모펀드의 수익은 비정기적인 기업 매각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가는 낮아졌지만 칼라일 IPO는 여전히 올해 최대 규모다. 특히 오는 18일로 예상되는 페이스북 IPO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칼라일 주식은 3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됐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