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피델리티 하나UBS자산운용 펀드들이 대형 주식형펀드 가운데 올 들어 가장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며 양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10위권에는 미래에셋 펀드가 5개, 피델리티와 하나UBS 펀드가 2개씩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개 펀드를 10위권에 올렸다.

◆82개 중 코스피 웃도는 건 10개뿐

설정액 10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올해 수익률(지난달 30일 기준)이 가장 좋은 펀드는 ‘피델리티코리아모’로 11.60%다. ‘피델리티코리아자E’(10.83%) ‘한국투자한국의힘1(모)’(10.7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30위권에서 가장 많은 펀드 수익을 올린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이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1’이 10.37%로 4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K-1’(5위·9.93%) ‘미래에셋퇴직플랜모’(7위·9.55%) 등 9개가 30위 이내에 들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한국투자한국의힘1모’(3위·10.78%) ‘하나UBS블루칩바스켓V-1’(6위·9.93%) 등 각각 3개를 30위권 내에 올려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10위까지 펀드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8.55%)을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10위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K-2’가 9.07%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손실 상당부분 만회

수익률 상위권의 상당수 펀드는 지난해 8월 이후 급락장에서 까먹은 수익률을 올 들어 모두, 혹은 거의 대부분 회복했다. 작년 한 해 4.54%의 손실을 봤던 피델리티코리아모는 올 들어 10%가 넘는 수익을 올려 작년 손실분을 모두 만회했다. 상위 10개 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큰 한국투자한국의힘1모(1조915억원)도 지난해 손실(-10.82%)을 대부분 회복했다. 다만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모’(14위·7.60%)는 작년 손실(-14.34%)의 절반 정도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5’(16위·7.51%)도 작년 연간 손실(-14.68%)을 회복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확한 책임 부여가 수익률 회복 배경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급락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대형 운용사들이 펀드매니저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한 게 수익률 제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말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등 대표 브랜드를 특정 본부가 전담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본부장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한 것을 수익률 회복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은 지난해엔 수익률 순위 30위권 내에 단 한 개의 펀드도 포함시키지 못했다.

한국투신운용 역시 ‘한국의힘’ ‘네비게이터’ 등을 해당 본부장이 장기간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 손실을 보더라도 금방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