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반짝 급등' vs '상승 신호탄'
강남 재건축 예정단지 아파트 값이 최근 반등세를 보이면서 서울지역 주택가격이 동반 상승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주택거래정책 활성화대책 기대감에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나타난 ‘반짝 상승’이란 주장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락 장기화에 따른 ‘바닥 인식’이 맞물리며 ‘대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강남발 상승 신호탄

1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재건축 단지의 월간 매매가 변동률이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0.22% 반등했다. 서울 강남구(1.13%)와 송파구(1.08%), 경기도 과천(0.16%)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강남발 재건축 단지가 반등한 것은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와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개포동 주공 1단지 전용 42㎡형 등 소형아파트 시세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판단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 정도 가격이 빠진데다 정부가 상반기 내에는 거래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포동 2단지 경인공인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해 매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강남권 주택투기지역 등의 규제가 풀릴 것이란 전망도 매수기반 확대 요인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경기호전 기미만 보이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자금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은 지금쯤 매물을 찾아봐도 좋을 시기”라고 조언했다.
강남 재건축 '반짝 급등' vs '상승 신호탄'
○‘일시적 반등’ 주장도 만만치 않아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의 반등에 대해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같은 강남권역인 서초구(-0.41%)와 강동구(-0.84%)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가격상승 단지가 재건축 기대감이 큰 대단지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덕동 주공2단지 전용 46㎡형 호가는 한 달 새 오히려 3500만원 떨어져 4억6500만원 수준이다. 반포동 주공1단지 전용 138㎡형 호가도 20억5000만원으로 2500만원 빠졌다.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는 아예 가격변동 없이 제자리걸음이다.

강남권 집값 동향의 바로미터 가운데 한곳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시세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 상하이공인의 정홍기 실장은 “급매물을 찾는 문의만 가끔 걸려오고 있다”며 “매수자들의 경우 아직도 가격하락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일부 급매물 거래가 눈에 띄긴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반등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반짝 거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도 “급매물이 일부 소화됐지만 전반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재건축 기대감에 오히려 매수세 없이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 공백만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이현일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