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분양 초기부터 파격적인 계약 조건을 내걸고 수요자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분양시장에선 장기 미분양이 발생해 이른바 '미분양 단지'로 낙인이 찍히면 골칫거리로 전락한다. 과거에는 비인기 지역이나 비인기 단지에서 많았지만, 최근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심지에서도 파격적인 계약 조건이 내걸리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계약금 5% 등이 대표적이다. 중도금 대출금리가 평균 5~7%에 책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절약되는 금액이 많다. 실제로 수억원짜리 아파트는 수천만원까지 이를 수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 조건에서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주거공간으로 누릴 수 있는 전용면적을 넓히거나 발코니 확장으로 주거공간을 확대하고, 빌트인가구 등을 무상 품목으로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분양 혜택들은 금액과 바로 직결되는 부분" 이라며 "똑똑한 수요자라면 좀더 눈을 크게 뜨고 단순한 가격표와도 같은 분양가 이외 여러 조건을 잘 따져봐야 목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롯데건설이 분양중인 부산 남구 대연동의 ‘대연 롯데캐슬’은 무상 제공 품목이 많다. 모든 가구가 빌트인 4구 쿡탑, 침니형 렌지후드, 음식물 쓰레기 탈수기, 빌트인 쌀독, 인출형 양념통장, 빌트인 전기오븐, 7인치의 디지털 컬러 액정TV 등을 갖췄다.

전용 122㎡의 경우 빌트인 김치냉장고를 무상 제공한다. 중도금 혜택도 라인별로 1~3회 무이자 혹은 전액 무이자를 실시한다. 이 단지는 지상 19~25층 9개 동 규모 전용면적 59~122㎡ 총 564가구다. 전용 84㎡의 3.3㎡ 당 분양가는 940만~1000만 원 초반대다.

대우건설은 분양을 앞둔 2개 단지 모두에 같은 계약조건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총 10% 중 1차 500만 원, 나머지는 계약 후 1개월 이내 2차분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도금 이자는 후불제로 책정해 목돈 운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이같은 조건이 적용되는 아파트는 서울에서는 전통적인 주거밀집지인 구로구 개봉동에 오는 4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는 ‘개봉 푸르지오’다. 경기 시흥시 죽율동의 ‘시흥 6차 푸르지오 1단지(2차)’도 같은 조건이 적용된다.

동부건설은 서울 은평구 응암3구역에서 짓는 ‘녹번역 센트레빌’에 캐쉬백서비스를 실시한다. ‘녹번역 센트레빌’은 이번 특별분양으로 분양가 최대 5%를 할인 받을 수 있다. 3.3㎡당 최저 1100만 원 수준이고 인근 신규 아파트보다는 약 200만 원 저렴하다. 추가로 계약 후 현금을 최대 3% 지급한다. 일부 가구에 중도금 무이자, 1년간 교육비까지 지원해 준다.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에 들어서는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는 3885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다. 3.3㎡ 당 평균 분양가는 2000만 원 대다.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실시해 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대림산업이 '의왕 내손 e편한세상' 잔여분에 대해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잔여분에 대해 초기 계약금을 분양가의 5%로 설정하고 중도금 60% 부분도 전액 무이자로 지원한다. 분양 조건 보장제를 채택해 향후 계약조건이 변경됐을 경우에도 기존 계약자들이 동일한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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