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주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삼성그룹 IT주들과 LG그룹 IT주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그룹 IT주들은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선 이후 향후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되면서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LG그룹 IT주들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삼성그룹 IT株, 삼성전자 필두로 '고고'

지난 27일 개장전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27일 장중 138만3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2.54%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30일에도 최고가를 140만5000원으로 경신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1분기에 스마트폰 4450만대를 출하해 애플(3500만대)과의 격차를 다시 한번 벌렸다"며 "1분기 갤럭시 노트에 이어 2분기 갤럭시S3 출시를 통해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익 창출 능력의 제고에 따라 2~3분기 통신 부문의 영업이익 규모는 마케팅 비용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4조원 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한화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7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렸고 현대증권이 적ㅑ斂「� 190만원으로 19% 상향조정했다.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SK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170만원으로 올렸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도 지난 27일 7.47% 오른 1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6% 이상 오르며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SDI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3767억원(전분기대비 -4%, 전년대비 +14%), 영업이익 670억원(+502%, +11%), 순이익 1120억원(+104%, +42%)으로 시장 컨센서스 매출액 1조4030억원, 영업이익 570억원, 순이익 930억원을 상회했다.

2분기 실적 개선은 더욱 탄력 받을 전망이다. 황준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차전지 출하량이 15% 증가하고 갤럭시S3의 고용량 전지 채택으로 수익성은 2.3%p 개선돼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6% 증가한 93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SMD의 합병비율이 결정돼 불확실성도 크게 줄었다. 삼성SDI는 오는 7월 1일을 기점으로 SMD 주식 2417만주를 삼성디스플레이 주식 3986만주로 교환하게 된다(합병비율 1:1.65). 황 애널리스트는 "현재 1조7000억원인 SMD 지분의 장부가는 약 3조원 수준으로 재평가돼 1조3000억원의 평가 이익이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6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기와 23일 발표한 삼성테크윈도 실적발표 전날부터 지난 27일까지 1.89%와 5.50% 올랐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회사 역시 2분기에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LGD, 아직은 불안?…LG그룹 IT주 '약세'

지난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25일부터 27일까지 8.39%나 급락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4481억7900만원으로, 시장 예상치 3362억원을 크게 웃돌았지만 향후 전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마진 개선은 비용 효율화와 원가 개선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매출액 부진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익 성장의 전제는 물량과 매출액의 회복이나 글로벌 수요 둔화 문제는 단기에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더군다나 판매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마케팅비용을 늘릴 것으로 전망돼 2분기 이후 마진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비용 절감이 실적 개선의 원인이었다며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낮아진 기대치를 밑도는 등 제품 판매량 추이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도 전날까지 1.71% 내렸다. 이날도 3% 이상 하락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손실은 1782억원으로 최근 낮아진 시장 예상치인 영업적자 1405억원보다 부진했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 컨세서스는 꾸준히 하향조정돼 왔다. 3개월 전 591억원 적자에서 한 달 전에는 1086억 적자로 늘어났고 일주일 전에는 1401억원 적자로 또 한번 낮춰졌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기대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TFT-LCD 산업의 공급과잉과 6월 이후 패널가격 하락 반전 가능성, 악화된 재무구조,산화물 박맏트랜지스터 및 화이트(Whit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기술적 논란, 능동형(AM) OLED 투자 지연 가능성 등을 반영해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제시한다"고 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이민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