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26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제2 그리스로 꼽히고 있는 스페인의 신용 강등이 현실화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재발 우려도 커지고 있다.

S&P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페인 경제가 당초 예상과 달리 위축되고 있고 고용 상황도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은행들을 정부가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이 늘어날 위험이 크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S&P의 스페인 신용등급 하향은 지난 1월(AA-→A) 이후 3개월 만이다.

S&P는 스페인의 단기 신용등급도 ‘A1’에서 ‘A2’로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인 등 유로존 은행들의 유동성 개선을 위해 총 1조유로 이상 공급했지만 스페인 금융부문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분기 실업률도 24.4%에 달하고 있다. ‘BBB+’ 등급은 카자흐스탄 페루와 같은 등급이다.

앞서 피치는 지난 1월 스페인의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무디스는 2월 ‘A1’에서 ‘A3’로 각각 두 단계 떨어뜨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