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챔피언십 2R…4타 줄인 배상문 우승 '희망가'
배상문(26)은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샷이 잘될 때는 누구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몰아치지만 안될 땐 속절없이 무너져버린다.

27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2라운드는 그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는 이날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2~5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낚았고 9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12번홀에서도 버디를 더해 6타를 줄이며 전날 3오버파 75타 공동 58위에서 단숨에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그러나 13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기록한 뒤 심하게 흔들렸다. 14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했고 15번홀에서는 2m 버디 찬스를 놓치며 흐름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 16번홀 보기까지 4개홀에서 3타를 까먹었다. 18번홀을 버디로 마무리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날 4언더파 68타, 합계 1언더파 143타로 공동 19위에 포진한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라운드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3, 4라운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일요일을 생각하면서 치고 있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이날 대회 도중 아이언(RAZR X 머슬백) 샤프트를 바꿔 출전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아마추어 때부터 아이언 샤프트는 ‘트루템퍼(다이내믹 골드 X100)’를 썼었는데 오늘 ‘프로젝트-X 플라이트 6.5’로 바꿨다. 연습라운드와 프로암 때 썼다가 아무래도 불안해서 첫날에는 원래 아이언을 들고 나갔으나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과감하게 새 아이언으로 교체했다. 이전 아이언과의 차이는 탄도다. 새 아이언의 탄도가 더 높다.” 그와 동반플레이한 아담 스콧은 4타를 잃고 합계 3오버파 공동 57위에 머물렀다. 김경태(26)는 3오버파 75타를 쳐 합계 4오버파 공동 64위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이날 7타를 줄인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가 합계 7언더파 137타로 1타차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전조로 플레이한 양용은은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오버파로 공동 38위를 기록했다. 전반에 버디와 보기 1개씩을 교환한 뒤 후반에 3개의 버디를 낚으며 선전했으나 막판 8, 9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양용은은 “그린이 어려워 3퍼팅을 두 번이나 했다. 어제, 오늘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아쉽다. 우승 스코어로는 10~11언더파가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