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열정락서' 강연…"나는 스펙 없는 CEO, 기업이 원하는 건 깜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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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술주정·게으름…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여기가 제가 태어난 곳입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59·사진)이 25일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2000여명의 대학생 청중 앞에 섰다. 그는 강연장 내 대형 화면에 나타난 작은 시골집을 가리켰다. 화면 위에는 ‘충북 청원군 미원면 금관리 321’이란 주소가 써 있었다. 이어 자신의 젊은 시절 이력서를 띄웠다. 딱 다섯 줄이었다. ‘금관국민학교(현 미원초) 졸업, 청주대성중 졸업, 청주상고(현 대성고) 졸업, 청주대 졸업, ROTC 중위 제대.’
박 사장은 “시골에서 태어나 지방에서만 공부한 사람이 어떻게 삼성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며 “학생들에게 내 경험을 알려주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이날 강연은 삼성그룹이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순회 토크쇼 ‘열정락서(樂書)’를 통해 이뤄졌다. 강의 주제는 ‘리더의 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였다.
“소위 스펙이 중요하다는 사람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왜 중요하죠?”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변했다. “기업에서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학벌이나 영어점수가 아니에요. 스스로 일을 헤아릴 줄 아는 능력, 즉 깜냥입니다.”
박 사장의 이력은 삼성그룹 안에서도 특이하다. 별다른 스펙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삼성그룹 4개 계열사의 CEO를 맡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을 거쳐 2010년 말부터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
1978년 삼성에 입사했을 때 발령받은 곳은 삼성전관(현 삼성SDI) 수원공장 경리과였다. 당시 희망했던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엔 가지 못했다. 그는 “삼성전관에서 중국공장 인수업무를 맡았는데, 적어도 중국 비즈니스만큼은 그룹 내 최고가 되자는 결심을 했다”며 “초짜가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게 되자 나머지는 쉽게 풀렸다”고 했다.
박 사장은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그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얘기를 항상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개그맨 김병만 씨나 박지성 선수, 김연아 선수 역시 맡은 분야에선 최고의 프로가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만 진정한 공부의 시작은 사회생활”이라며 “한 달에 두 권 이상 책을 읽는 등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장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배려와 겸손’의 미덕을 키워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상사나 동료의 단점을 비판하지 말고 한 가지라도 장점을 배우는 게 좋다”며 “무엇이든 부정적인 인식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꾸면 스스로 변화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하 직원에겐 항상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부하’도 있다고 했다. △거짓말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 △술주정하는 사람 등이다. 회사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까지 망친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이 학생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의 열정으로 거침없이 하이킥하세요.”
대전=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박 사장은 “시골에서 태어나 지방에서만 공부한 사람이 어떻게 삼성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며 “학생들에게 내 경험을 알려주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이날 강연은 삼성그룹이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순회 토크쇼 ‘열정락서(樂書)’를 통해 이뤄졌다. 강의 주제는 ‘리더의 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였다.
“소위 스펙이 중요하다는 사람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왜 중요하죠?”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변했다. “기업에서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학벌이나 영어점수가 아니에요. 스스로 일을 헤아릴 줄 아는 능력, 즉 깜냥입니다.”
박 사장의 이력은 삼성그룹 안에서도 특이하다. 별다른 스펙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삼성그룹 4개 계열사의 CEO를 맡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을 거쳐 2010년 말부터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
1978년 삼성에 입사했을 때 발령받은 곳은 삼성전관(현 삼성SDI) 수원공장 경리과였다. 당시 희망했던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엔 가지 못했다. 그는 “삼성전관에서 중국공장 인수업무를 맡았는데, 적어도 중국 비즈니스만큼은 그룹 내 최고가 되자는 결심을 했다”며 “초짜가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게 되자 나머지는 쉽게 풀렸다”고 했다.
박 사장은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그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얘기를 항상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개그맨 김병만 씨나 박지성 선수, 김연아 선수 역시 맡은 분야에선 최고의 프로가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만 진정한 공부의 시작은 사회생활”이라며 “한 달에 두 권 이상 책을 읽는 등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장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배려와 겸손’의 미덕을 키워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상사나 동료의 단점을 비판하지 말고 한 가지라도 장점을 배우는 게 좋다”며 “무엇이든 부정적인 인식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꾸면 스스로 변화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하 직원에겐 항상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부하’도 있다고 했다. △거짓말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 △술주정하는 사람 등이다. 회사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까지 망친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이 학생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의 열정으로 거침없이 하이킥하세요.”
대전=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