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사건의 전모를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보 전 서기와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은 예상보다 처벌 수준이 낮겠지만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암살한 혐의를 받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선전에서 홍콩에 있는 국영기업 및 기관의 간부들을 모아놓고 보시라이 사건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행사에 참석한 정부 측 인사는 “사건의 주범은 구카이라이고 보 전 서기는 부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보 전 서기는 간접적인 책임만 지게 돼 중형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시도했던 왕 전 부시장도 극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 인사는 “왕 전 부시장이 국가를 배신했지만 공적을 쌓아 자신의 죄를 일부 경감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보시라이 가족의 비리 수사에 적극 협조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18대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고 한다”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