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흔드는 '트위스트 마케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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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뛰어 넘으려면 따라 말고 새판 짜라
다스베이더 내세운 KT, LTE 쉽게 풀기 위해 '순간이동' 캐릭터 강조
스타일 어필한 니콘, '성능우선' 인식 뒤집고 컬러·디자인 부각
다스베이더 내세운 KT, LTE 쉽게 풀기 위해 '순간이동' 캐릭터 강조
스타일 어필한 니콘, '성능우선' 인식 뒤집고 컬러·디자인 부각
“따라가지 말고 판을 새로 짜라.”
최근 광고계에서 ‘트위스트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김상훈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전 한국광고학회장)는 24일 “선발주자들이 시장을 선점하면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힘들다”며 “1등을 뒤쫓아가기보다는 아예 판을 새로 짜는 트위스트 마케팅 전략이 최근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니즈가 역동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IT(정보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트위스트 마케팅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KT, 다스베이더 내세워 성공
KT는 4G(세대) 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 한발 늦게 진입했다. KT가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경쟁적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당시 KT는 소비자들이 LTE라는 낯선 개념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TE시장의 이슈를 소비자가 쉽게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비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광고가 올해 초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를 모델로 내세운 ‘LTE WARP’ 캠페인이다. ‘순간이동(WARP)’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친근한 캐릭터인 다스베이더와 결합시켜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광고 속 다스베이더는 ‘워프’를 외치며 만원 지하철에서 벗어난다. KT는 답답한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는 이미지가 LTE의 개념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KT는 TV광고뿐만 아니라 인천공항과 도심 곳곳에 다스베이더를 등장시켜 관심을 끌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그 결과 종합리서치 회사 지노스알앤씨가 지난 20~22일 전국 20~40대 소비자 3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체 광고의 비보조 인지도 평가’(응답자가 생각나는 브랜드를 자유롭게 열거해 측정)에서 KT의 ‘LTE WARP’가 단일 브랜드로 1위를 차지했다. WARP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93.6%에 달했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LTE WARP’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니콘, 성능 아닌 스타일로 승부
니콘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선발주자들은 DSLR과의 성능비교를 내세웠지만, 니콘은 ‘디지털 카메라는 성능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비틀어 디자인과 컬러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NE1’의 산다라박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세상에 없던 카메라’를 강조하며 화장대·핸드백 등에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어필했다.
LG전자는 ‘수조의 재질’을 앞세운 트위스트 마케팅으로 정수기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스테인리스 수조를 강조한 TV 광고 캠페인을 벌인 후 5%를 밑돌던 시장점유율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김 교수는 “IT 분야뿐만 아니라 커피·헬스케어 등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중심으로 후발주자들이 판을 뒤엎는 트위스트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하면 절대강자가 된다는 인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트위스트 마케팅
twist marketing. 트위스트 마케팅이란 시장 후발주자가 1등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비틀어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최근 광고계에서 ‘트위스트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김상훈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전 한국광고학회장)는 24일 “선발주자들이 시장을 선점하면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힘들다”며 “1등을 뒤쫓아가기보다는 아예 판을 새로 짜는 트위스트 마케팅 전략이 최근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니즈가 역동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IT(정보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트위스트 마케팅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KT, 다스베이더 내세워 성공
KT는 4G(세대) 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 한발 늦게 진입했다. KT가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경쟁적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당시 KT는 소비자들이 LTE라는 낯선 개념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TE시장의 이슈를 소비자가 쉽게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비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광고가 올해 초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를 모델로 내세운 ‘LTE WARP’ 캠페인이다. ‘순간이동(WARP)’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친근한 캐릭터인 다스베이더와 결합시켜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광고 속 다스베이더는 ‘워프’를 외치며 만원 지하철에서 벗어난다. KT는 답답한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는 이미지가 LTE의 개념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KT는 TV광고뿐만 아니라 인천공항과 도심 곳곳에 다스베이더를 등장시켜 관심을 끌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그 결과 종합리서치 회사 지노스알앤씨가 지난 20~22일 전국 20~40대 소비자 3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체 광고의 비보조 인지도 평가’(응답자가 생각나는 브랜드를 자유롭게 열거해 측정)에서 KT의 ‘LTE WARP’가 단일 브랜드로 1위를 차지했다. WARP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93.6%에 달했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LTE WARP’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니콘, 성능 아닌 스타일로 승부
니콘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선발주자들은 DSLR과의 성능비교를 내세웠지만, 니콘은 ‘디지털 카메라는 성능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비틀어 디자인과 컬러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NE1’의 산다라박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세상에 없던 카메라’를 강조하며 화장대·핸드백 등에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어필했다.
LG전자는 ‘수조의 재질’을 앞세운 트위스트 마케팅으로 정수기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스테인리스 수조를 강조한 TV 광고 캠페인을 벌인 후 5%를 밑돌던 시장점유율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김 교수는 “IT 분야뿐만 아니라 커피·헬스케어 등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중심으로 후발주자들이 판을 뒤엎는 트위스트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하면 절대강자가 된다는 인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트위스트 마케팅
twist marketing. 트위스트 마케팅이란 시장 후발주자가 1등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비틀어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