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2년…끝나지 않는 악몽] ECB, 위기 대처하랴 독일 눈치보랴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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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사’ 역할을 떠맡아온 유럽중앙은행(ECB)이 딜레마에 빠졌다. 재정위기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ECB의 역할을 강화하라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긴축 처방을 주문하며 ECB 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독일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ECB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대응을 위해 추가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드러냈다”고 22일 보도했다. ECB의 이 같은 태도는 양적완화 등을 요구한 IMF의 제안을 일단 거절한 것이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IMF가 제안한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방안은 ECB 이사회에서 최근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ECB의 입장에 대해 임시 결정이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ECB가 중앙은행 내 시장개입 확대파와 온건파 사이에 끼여 새로운 결정을 내리기 보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미봉책을 택했다”며 “ECB가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가 이번에 잠정적으로 “물가잡기에 주력하겠다”는 태도를 정하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스페인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ECB 내 시장개입파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IMF와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등이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ECB가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ECB의 노선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ECB 내부동향에 독일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ECB 내 독일 영향력 감소와 “물가안정 우선”이라는 정책기조 포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 급등 현상을 놓고 유럽 몰락의 날이 온 것인냥 호들갑을 떨어선 안 된다”며 ECB의 유로존 채권 매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일단 ECB의 정책기조에는 독일의 주장이 반영됐지만 앞으로 ECB가 유로존 경기부양 등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ECB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대응을 위해 추가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드러냈다”고 22일 보도했다. ECB의 이 같은 태도는 양적완화 등을 요구한 IMF의 제안을 일단 거절한 것이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IMF가 제안한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방안은 ECB 이사회에서 최근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ECB의 입장에 대해 임시 결정이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ECB가 중앙은행 내 시장개입 확대파와 온건파 사이에 끼여 새로운 결정을 내리기 보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미봉책을 택했다”며 “ECB가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가 이번에 잠정적으로 “물가잡기에 주력하겠다”는 태도를 정하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스페인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ECB 내 시장개입파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IMF와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등이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ECB가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ECB의 노선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ECB 내부동향에 독일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ECB 내 독일 영향력 감소와 “물가안정 우선”이라는 정책기조 포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 급등 현상을 놓고 유럽 몰락의 날이 온 것인냥 호들갑을 떨어선 안 된다”며 ECB의 유로존 채권 매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일단 ECB의 정책기조에는 독일의 주장이 반영됐지만 앞으로 ECB가 유로존 경기부양 등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