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 옷과 검은 헬멧을 착용하고 검은 오토바이를 탄 채로 젊은 여성들의 스마트폰을 훔친 일명 '블랙 스파이더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젊은 여성에게 접근해 휴대전화를 빌려쓴 뒤 그대로 갖고 달아난 혐의(절도)로 박모 씨(30)를 구속하고, 박씨에게 오토바이를 빌려주고 훔쳐 온 스마트폰을 사들인 장물업자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박씨는 올 2월부터 4월 중순까지 약 2개월간 서울과 경기를 오가며 오토바이를 탄 채로 시가 100만 원의 고가 스마트폰 120여대(시가 1억2000만 원 상당)를 훔쳐 대당 30만∼50만 원씩 받고 넘겨 총 4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택배기사인 척 위장하거나 길을 물어보며 젊은 여성에게 다가가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졌으니 전화 한 통만 쓰게 해달라"고 한 뒤 통화하는 척하다가 그대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젊은 여성이 비교적 휴대전화를 잘 빌려주는데다 현장에서 붙잡힐 위험성도 적어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같은 지역에서 2∼3회 범행을 하면 지역을 옮겨 범행했다.

박씨는 주점을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었으나 카지노와 경마장 등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뒤 후배인 장물업자로부터 최신형 스마트폰을 훔쳐오면 대당 30만∼50만 원에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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