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에서 좌편향을 반성하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중도 성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김영환 의원은 “확신 없는 야권연대로는 집권하지 못한다”며 당의 종북 추종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내에서조차 종북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회찬 심상정 당선자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인공위성이라고 진보당이 우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당 대변인의 발표에 문제를 제기했다.

새삼스러운 일들이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진보당에 종북 세력과 급진 좌파가 판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은 것처럼 말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민혁당 출신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을 천하가 다 안다. 진보당은 민주노동당과 거기서 갈라져 나온 탈당파, 그리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중심의 국민참여당이 합당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그런 진보당은 선거를 마치자마자 내부적으로 종북파와 비(非)종북파로 갈려 노선 투쟁을 벌이고, 동반자로 선거를 치렀던 민주당은 이제와서 몰랐다는 식의 궤변으로 거리를 두려고 한다.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오로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략적 연대에 불과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방증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비난은커녕 북한을 압박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친북·종북 세력들이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대북결의안 채택을 아직도 머뭇거린다. 진보당의 눈치를 살피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이 좌편향을 반성하고 진보당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기만이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