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해 1970선으로 후퇴했다. 미국 경기회복 및 중국 경기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과 기관 매물이 출회된 탓이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21포인트(1.26%) 내린 1974.65로 장을 마쳤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스페인 국채 입찰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내림세로 장을 시작했고, 이후 투자자들의 매물이 가중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한때 1970.54까지 밀려 197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1970선으로 후퇴한 것은 지난 2월6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000건 줄어든 38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는 37만건이었다. 전미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3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6%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닷새째 '팔자' 기조를 이어가 327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도 1203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41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비차익 매물이 출회되면서 매도 우위로 전환,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차익거래는 367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의 경우 1095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728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화학이 3.24% 급락,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LG화학이 1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9.21% 떨어졌고, 이에 관련 종목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호남석유, 금호석유, 한화케미칼 등 주가가 2~8%대 주저앉았다.

또한 전기전자, 기계, 운수장비, 건설 등의 업종이 1~2%가량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시총 10위권 모든 종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원양자원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5.6% 급락했다. 이에 차이나 리스크가 불거지며 코스닥시장의 완리, 중국식품포장, 차이나그레이트, 차이나하오란 등 중국기업들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부실 우선주들의 퇴출방안을 담은 상장규정 개정안이 오는 23일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우선주들이 급락세를 탔다. 사조대림우, 진흥기업2우 등이 14% 넘게 떨어졌다.

한국항공우주는 매각 기대로 3.66% 상승, 5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기대했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중국 모멘텀 기대가 약화된 상황에서 LG화학의 부진한 실적이 빌미로 작용, 화학주 급락이 나타났다"며 "기관의 추가적인 화학주 물량 출회 가능성이 제한적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지수 하단은 1950 수준에서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6개 등 241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12개를 비롯해 590개 종목이 내렸고, 67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