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박스권 내에 갇혀 횡보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이들 업체의 주가는 올 들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도 주식 매입에 나섰다.

FPCB 국내 1위 업체인 인터플렉스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61.2% 상승했다. 비에이치(36.0%) 대덕GDS(22.8%) 플렉스컴(11.7%)도 같은 기간 0.7%에 불과했던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FPCB 관련 소재업체 이녹스도 32.3% 올랐다.

인쇄회로기판(PCB)은 전자기기 안의 여러 부품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기판이다. 오래전부터 컴퓨터나 TV, 프린터 등에 쓰였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기기의 확산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PCB 중에서도 굴곡성이 있는 FPCB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PCB는 딱딱한 재질의 기존 PCB와 달리 휘어지는 특성이 있어 좁은 공간에 여러 기능을 집어넣어야 하는 스마트폰 등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기관의 움직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인터플렉스 지분 6.32%를 신규 취득한 데 이어 대덕GDS(5.08%)와 플렉스컴(5.17%)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했다. 알리안츠운용은 인터플렉스(8.88%) 비에이치(7.40%)에 투자했다. KB자산운용은 대덕GDS(5.43%), 마이다스운용은 플렉스컴(5.32%)의 지분을 각각 취득했다.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기기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롱텀에볼루션(LTE)의 도입 등 새로운 기능이 계속 추가되고 있어 FPCB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다는 평가다.

대덕GDS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6.7배로 아직 주가가 싼 게 매력이다. 인터플렉스는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실적도 빠르게 늘고 있어 큰 부담은 안 된다는 평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