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3D 못 보는 '3D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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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연 산업부 기자 yykang@hankyung.com
“3D(입체) 방송을 보려고 3D TV를 샀는데 못 본다니 말이 됩니까.”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온 한 독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기업이 이럴 수 있느냐” “남 탓만하는데 정말 고소라도 하고 싶다”며 속사포처럼 쏴댔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그는 지난해 LG 3D TV를 샀다. “2012년부터 3D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다”는 판매직원의 말에 솔깃해서다.
그런데 이달부터 지상파 3D 시범 방송이 시작됐지만, 3D 화면을 볼 수가 없었다. 서비스센터에 물어보니 “방송표준이 달라 당분간 3D 화면을 볼 수 없다”는 설명만을 들었다고 했다.
‘3D 먹통’이 된 이유는 이렇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말 3D 방송표준을 한 채널에서 일반 화면 2D와 3D를 모두 시청할 수 있는 ‘듀얼스트림방식’으로 정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지난해 제품에 2D와 3D채널을 분리하는 ‘사이드바이사이드방식’을 채택해 문제가 불거졌다.
‘3D 먹통’인 제품을 산 소비자가 국내에서만 30만명에 이르자 LG전자는 고육지책을 냈다. 지난해 3D TV를 산 고객에게 별도의 셋톱박스를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선 서비스센터의 말은 달랐다고 한다. 상담원이 “방송표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셋톱박스를 줄 수 없다”고 했다는 것. “언제 주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지금은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독자의 말을 믿기 어려워 LG서비스센터에 전화해 봤다. 대답은 상담원마다 제각각이었다. “셋톱박스를 언제 줄지 모른다”는 얘기도 했고 “셋톱박스를 줄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직원도 있었다. LG전자 본사에 물었더니 “올해 출시한 제품은 문제없다. 지난해 제품에 대해선 시범방송이 끝난 후에 셋톱박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3D 본방송이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고 방송 표준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 셋톱박스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게 LG의 속내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3D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전 제품 업그레이드 일정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3D로 한 판 붙자”는 LG의 ‘외침’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강영연 산업부 기자 yykang@hankyung.com
그런데 이달부터 지상파 3D 시범 방송이 시작됐지만, 3D 화면을 볼 수가 없었다. 서비스센터에 물어보니 “방송표준이 달라 당분간 3D 화면을 볼 수 없다”는 설명만을 들었다고 했다.
‘3D 먹통’이 된 이유는 이렇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말 3D 방송표준을 한 채널에서 일반 화면 2D와 3D를 모두 시청할 수 있는 ‘듀얼스트림방식’으로 정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지난해 제품에 2D와 3D채널을 분리하는 ‘사이드바이사이드방식’을 채택해 문제가 불거졌다.
‘3D 먹통’인 제품을 산 소비자가 국내에서만 30만명에 이르자 LG전자는 고육지책을 냈다. 지난해 3D TV를 산 고객에게 별도의 셋톱박스를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선 서비스센터의 말은 달랐다고 한다. 상담원이 “방송표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셋톱박스를 줄 수 없다”고 했다는 것. “언제 주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지금은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독자의 말을 믿기 어려워 LG서비스센터에 전화해 봤다. 대답은 상담원마다 제각각이었다. “셋톱박스를 언제 줄지 모른다”는 얘기도 했고 “셋톱박스를 줄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직원도 있었다. LG전자 본사에 물었더니 “올해 출시한 제품은 문제없다. 지난해 제품에 대해선 시범방송이 끝난 후에 셋톱박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3D 본방송이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고 방송 표준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 셋톱박스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게 LG의 속내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3D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전 제품 업그레이드 일정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3D로 한 판 붙자”는 LG의 ‘외침’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강영연 산업부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