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부 등의 진단적 검사에 주로 이용되던 초음파의 주파수를 조절해 인체조직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자궁 근종 등 일부 질환의 임상치료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수전증과 같은 뇌신경질환치료에 초음파 치료를 적용돼 첫 성과를 거뒀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은 3월 초 중증 수전증(본태성 진전)환자 2명에게 (MR 유도하) 고집적 초음파뇌수술(MRgFUS ; MR guided Focused Ultrasound)을 시도한 결과 손떨림이 멈추는 등의 치료효과를 거뒀다고 19일 밝혔다.

고집적초음파술은 MRI를 통해 뇌 안의 치료부위를 확인한 후 몸 밖에서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머리 안으로 집중시켜 인접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은채 목표한 뇌조직만을 선택적으로 조작하는 치료법이다.

세계 최초로 초음파를 뇌신경치료에 시도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 UVA와 세브란스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미국 UVA에서 지난 1월 고집적초음파술을 이용해 수전증환자의 치료에 성공한 데 이어 3월 세브란스병원이 두 명의 환자에게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향후 이러한 수술은 강박장애, 간질, 통증, 뇌종양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올 상반기부터 세계최초로 난치성 강박장애환자에 대한 고집적초음파술(MRgFUS)의 연구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과거 고주파를 이용한 전기응고술과 뇌심부자극수술을 사용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일상생활에 제한을 줄 수 있는 본태성 수전증 환자를 치료했다. 실제로 수술 효과는 MRgFUS와 전기응고술, 뇌심부자극수술 모두 탁월하다. 하지만 전기응고술과 뇌심부자극수술은 일부에서 출혈과 감염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아주 고령인 환자와 수술에 제한이 있는 질병이 있는 경우 마땅한 다른 대체방법이 없었다.

최근 이를 극복하고자 감마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을 쬐어주어 치료한 시도들이 있으나 초고용량의 방사선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해 시술이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술은 개두술이나 절개수술을 하지 않고 또한 감마나이프처럼 방사선에 따른 부작용도 없이 뇌에 정확한 병소를 만들 수 있기에 고령의 환자, 기타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