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뉴 아이패드'가 오는 20일 국내에서 판매된다. 글로벌 시장에 비해 태블릿PC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오는 20일부터 온라인 사이트와 전국 대리점에서 뉴 아이패드를 시판한다.

신 제품은 '아이패드2'의 4배에 달하는 화소를 구현해주는 디스플레이와 A5X프로세서를 갖췄다. 500만 화소 카메라와 10시간 이용 가능한 배터리도 장착했다. 무게와 두께는 652g, 9.4㎜로 기존 제품(601g·8.8㎜)보다 무겁고 두껍다.

뉴 아이패드가 지원하는 4세대(G) 이동통신망인 LTE는 사용할 수 없다. LTE 주파수가 국내와 다르기 때문이다. 가격은 3G·와이파이 겸용의 경우 16기가 바이트(GB) 모델 기준으로 67만 원이다.

시장에선 '완전히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게임 체인저(game changerㆍ시장 판도를 바꾸는 제품)도 아니다'란 평가가 많았다.

이 제품은 글로벌 소비자의 인기를 얻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16일 미국·일본 등에서 신제품을 출시해 나흘 만에 300만 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내다. 고(故)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패드1'를 소개한 2010년부터 출시된 아이패드 시리즈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100만 대 수준에 그쳤다. 같은 시기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인 4000여만 대의 2.5%선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LTE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고 있는 국내 상황과 달리 뉴 아이패드에는 이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회의적 시각도 드러냈다.

하지만 태블릿PC와 연관된 정보통신기술(IT) 사업자들은 대체로 태블릿PC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아 콘텐츠 구매 과정에서 포기하는 소비자가 많고 광고 탑재도 어려워 고민" 이라며 "태블릿PC 보급 확대는 모바일 부문 투자를 수익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기업이 거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 개발사 대표도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앱 대부분이 무료라는 점에서 광고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면서 "태블릿 PC는 대형 화면에서 거부감을 줄이면서도 보다 구체적인 광고를 만들 수 있어 모바일 광고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뉴 아이패드는 화질이 개선됐기 때문에 동영상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 이동통신사 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통사 관계자는 "태블릿PC 시장은 블루오션" 이라며 "포화 상태인 음성통화 서비스 가입자에 '데이터 이용자'라는 새로운 소비자를 추가로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품이 3번째 출시라는 점에서 태블릿PC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일으킬 효과도 업계의 관심사다. KT의 아이폰 가입자가 200만 명을 넘어 선 지난해 초 아이폰4 사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전작인 3GS에 비해 2배나 많았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 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태블릿PC의 필요성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 면서도 "스마트폰과 앱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태블릿PC를 차세대 PC로 인식하게 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