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최대 조명회사인 애큐티 브랜즈와 공급계약을 맺고 60루멘(lm)급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조명 패널 사업을 본격화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OLED 조명 패널 부문에서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5일 개막해 20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조명 전시회에서 자체 개발한 OLED 조명 패널을 선보여 애큐티 브랜즈와 공급계약이 이뤄졌다”며 “이르면 5월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대신 OLED 조명을 신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OLED 조명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주주총회에서 ‘전구 제조 및 매매’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국내 OLED 조명은 초기 개발 단계로 루멘을 높이는 게 현안이다. 루멘이란 광원으로부터 나오는 빛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 빛의 밝기를 나타낸다. LG화학이 양산하는 OLED 조명은 60루멘/W급이다. W당 60루멘의 밝기를 내는 것으로 앞으로 이 수치를 높이는 게 과제다.

LG화학은 내년에 80루멘급 OLED 패널을 생산하고 2015년에는 135루멘급을 양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충북 오창공장에서 100×100㎜급 OLED 조명 패널을 시험 생산하고 있다. 두께는 1.8~2.4㎜, 중량은 40g 미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또 석유화학을 포함한 전체 1분기 사업 성과에 대해 “지난해 이맘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 석유화학계가 어려운 상황으로, 1분기 실적이 좋진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1분기보다는 연결성 측면에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분기 5조4909억원의 매출과 835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작년 4분기엔 중국의 긴축 정책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6052억원, 5067억원에 그쳤다.

LG화학은 19일 열리는 기업설명회(IR)에서 배터리 사업부문 실적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지난해까지는 정보전자 부문에 포함돼 매출과 이익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김 부회장은 “올 1분기 실적 발표 때부터 전지사업 부문 실적을 따로 발표할 것”이라며 “아직은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전지사업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투자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전사적으로 미래 사업을 위한 R&D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만큼 그것을 모두 비용으로 넣으면 그럴 수 있다”고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사업본부와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 외에 전지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비롯해 LCD(액정표시장치) 유리기판 OLED 조명 패널 등을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