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외국에 살며 자리를 잡았지만 5년 뒤엔 고향으로 돌아와 한국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한 달에 200만~300만원 정도 버는데 대부분 적금에 붓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미얀마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동욱 씨·65)

“적금은 금리가 낮고 세제 혜택이 적어 매력이 크지 않습니다. 연 10%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적립식 펀드에 돈을 넣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권합니다.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적립식 보험 가입도 추천합니다.”(조영욱 국민은행 세무사)

한국경제신문이 1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한경 Money & Investing 전국 로드쇼’ 첫날 행사에는 600여명의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대한상의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의자를 배치했지만 부족해 일부 참석자는 서서 강의를 들어야 할 정도였다.

◆“노후 대비 방법 찾자” 성황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은퇴를 앞둔 40~50대가 주류를 이뤘다. 이씨처럼 은퇴 후 삶에 대한 재무설계 상담을 받으려는 남성과 부동산·주식 재테크 정보에 관심 있는 여성이 상당수였다.

남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주부 김영미 씨(45)는 “그동안 너무 리스크가 없는 투자만 고집하다 보니 긴 노후를 대비하기엔 부족한 것 같다”며 “상담을 통해 투자 성향을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가 모두 교사로 일하다 은퇴한 홍기 씨(59)는 “월 600만원가량의 연금수입을 어떻게 굴려야 물가 상승에 대처하고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 투자 노하우를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장기 분산투자 중요성 강조

재무설계·부동산·주식 등 분야별 최고 재테크 전문가들의 강연에 대한 호평도 잇따랐다. 첫 강연자로 나선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은퇴 후 10억원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공포 마케팅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 현재 조건에서 가장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5~10세 정도 더 살 것이라고 예상하고 소액이라도 장기간 투자해 노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종규 유리자산운용 사장은 하반기 주식시장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5년 이상 투자는 변동성 위험을 90% 이상 줄여주기 때문에 적립식 펀드를 통한 분산투자 효과를 노리라”며 “저평가된 중국 펀드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인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부동산 매매시장이 급상승하긴 어렵지만 지방은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 대 1 재무상담 코너 북적

행사장 앞에 마련된 1 대 1 재무설계 코너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참가자들은 강연을 통해 전체 경제·금융투자 방향과 은퇴 준비 방법을 파악한 뒤 강연장 바깥에 마련된 각 금융회사의 상담코너를 찾아 자신의 자산·소득상황에 따른 재무설계 코치를 받았다.

신혜영 대한생명 나이스지점 자산재무관리사는 “퇴직금을 연금화하기 위한 즉시연금 상담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금융회사의 즉시연금 상품은 65세에 1억원을 넣으면 45만~50만원씩 평생 받는 식으로 짜여 있다”며 “조기 사망 시 연금 지급이 끊기는 것을 우려하는 참가자들이 많아 상속형·보증지급형·부부형 등 다양한 즉시연금 제도를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은/박종서/김일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