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 금리가 4개월 만에 자본조달 위험 수준인 연 6.0%를 넘어섰다.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30달러를 밑돌며 초약세를 면치 못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16일 “스페인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스페인 국채값이 폭락하고 유로화값이 크게 떨어졌다”며 “스페인 바이러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빠르게 다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연6.14%까지 치솟았다. 지난 주말 연 5.99%에 거래를 마쳐 위험수위에 도달한 데 이어 금융시장 개장 초부터 국채값이 폭락(금리 폭등)을 거듭한 것이다. 지난해 12월1일 이후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통상적으로 국채 금리가 연 6%대를 돌파하면 자본조달 위험 수준으로 평가되고 연 7%대를 계속 넘어서면 구제금융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유로값도 폭락,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장중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유로당 1.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친 것은 스페인 구제금융설이 가시지 않는 등 불안이 다시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두 차례 (17, 19일)에 걸쳐 대규모 국채 발행을 앞둔 스페인으로선 자금조달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안트예 프렉케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에선 스페인을 일종의 난파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스페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경쟁적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델스블라트는 “유럽연합(EU)과 스페인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설이 확산되고 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가 돌아왔다는 비관적 분석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