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여전히 ‘연명장치’가 필요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선진국 경제가 아직 회복 국면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경기둔화가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타이거(TIGER·Tracking Indic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 지수’를 인용, “세계 경제는 지난해 가을 이후 더 안 좋아졌고 중앙은행의 연명장치가 여전히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타이거 지수는 현재 경제 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선진국과 신흥국 지수로 나뉜다. 지수가 플러스면 경기 확장 상태를, 지수가 마이너스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선진국 지수는 올해 1월 -3.63을 기록했다. 선진국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에서는 독일(1.36)을 제외한 모든 조사대상 국가가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은 지수가 2.35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지수는 1월에 0.41로 간신히 플러스를 유지했다. 신흥국 지수는 2010년 3월 22.74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한국은 지난해 말 0.29에서 올해 1월 -1.27로 지수가 나빠졌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지수 분석 결과 주요 20개국(G20) 경제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며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조유로를 푼 덕에 개선 조짐을 보였지만 경제성장과 고용은 미국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국가에서 악화됐다고 FT는 전했다.

또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의 경제성장 전망도 기대에 못 미쳐 “경제 회복을 위한 부담이 신흥국에 점점 더 많이 전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