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반기업 세력으로 비친 것 반성…野 균형추 될 것”
수원정(영통)에서 3선에 성공한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사진)는 “민주당이 반기업적 정치세력이라고 오인받게 만든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지도부에 쓴소리를 했다. 김 원내대표는 16일 기자와 만나 “현장에서 선거를 치러 보니 중소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민주당에 대해서 불안하게 생각하더라”며 “기업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육성 공약을 피부에 와닿게 만들어 적극적으로 세일즈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라는 총론만 거창하게 내세우며 구체적인 각론을 내놓지 않으니까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 것”이라며 “강원 충청 인천에서 민주당이 예상했던 성과를 얻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도 법과 제도의 틀 속에서 이렇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과 똑같이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재벌 때려잡기’를 하면 국민에겐 반기업 정치세력으로 오만하게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의 보편적 복지 공약에 대해서도 “방향은 옳지만 구체적인 타임 스케줄을 정하는 데 실패했다”며 “선택과 집중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서 재정 파탄 없이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충청과 강원도에서 새누리당의 ‘퍼주기 공격’이 주효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중도개혁 세력까지 아우르기 위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는가를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의욕만 앞세워 (국민과) 멀어지지 않도록 개혁의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적 가치를 시대정신으로 내건 개혁의 방향은 옳았지만, 왜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실패했고, 왜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는지, 심지어는 국민의 눈에 오만하게까지 비쳐진 데 대해서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친노·486과 각을 세웠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