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포럼 정치'로 대선캠프 차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의 대선 출마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총선에서 패한 야권 일각에서 안 원장이 조속히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간 안 원장의 측근들도 총선이 끝나면 안 원장이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16일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안 원장 측 관계자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기사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방송 프로그램인 힐링캠프와 관훈클럽에서 출연을 요청받았으나 정중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특별한 반박 자료는 내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사실상 출마를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 측이라고 밝힌 사람이 각계 전문가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포럼 형식의 정치결사체를 통한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원장이 1학기가 끝나가는 5월 이후부터는 ‘강연정치’의 효과를 포럼 형식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국가정책을 내놓는 포럼이 안 원장 본인의 부담을 줄이면서 여러 사람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럼을 추진할 인사들이 안 원장의 대선 캠프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학계에선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정치 분야), 김근식 경남대 교수(남북 관계), 김호기(사회)·문정인(국제정치) 연세대 교수 등 안 원장이 각종 현안을 공부하기 위해 접촉했던 인물들이 대표적이다.

안 원장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던 박경철 안동신세계클리닉연합 원장과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 등도 안 원장의 대선 행보를 도울 인사로 유력하다. 안철수연구소 사외이사를 지낸 윤연수 변호사와 재단 설립 실무를 맡았던 강인철 변호사 등도 안 원장의 핵심 측근이다.

안 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효석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중도 성향의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안 원장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 초기 안 원장의 멘토로 부각됐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나 법륜승려가 다시 후원군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안 원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양자 구도 주간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처음으로 박 위원장에게 뒤졌다. 안 원장은 1주일 전 대비 3%포인트 하락한 44.8%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박 위원장은 2.6%포인트 상승한 47.9%로 나타났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