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항상 고민이 되는 것이 장을 깨끗이 비우는 사전 작업이다.

통상 4ℓ 정도의 하제(장 세척제)를 물에 타서 마셔야 하기 때문에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저녁 10시 이후에 500㏄ 6컵을 마시고 다음날 오전 다시 2컵을 더 마셔야 한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내시경 검사보다 사전준비가 어려워 검사받기 힘들다는 말을 할 정도다.

이런 고통을 말끔히 없애주면서 기존 용량의 13분의 1만 복용하면 되는 신개념 대장세척제가 나와 화제다.

한국팜비오는 최근 영국 제약사 패링의 ‘피코라이트’를 국산화한 ‘피코라이트 산’(사진)을 개발, 발매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피코설페이트와 마그네슘, 구연산 성분을 혼합한 복합제다. 어지러움, 구역·구토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장 세척력을 높였다. 150㏄ 하제를 물에 타서 저녁7시께 한 번, 다음날 오전 내시경검사 4시간 전에 또 한번 먹으면 된다. 도합 300㏄ 2포만 먹으면 되는 셈이니 복용이 훨씬 간편해졌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장내시경 하제 대부분이 구토를 일으키는 좋지 않은 맛과 불편한 복용법으로 소비자의 거부감이 강한 반면 ‘피코라이트 산’은 마치 알칼리음료수를 마시는 것처럼 오렌지향이 나면서 뒷맛이 개운하다.

‘피코라이트 산’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로, 대장내시경 및 대장X선 검사, 수술 전 처치용 하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제품 내에 두 종류의 하제(자극성 하제와 삼투성 하제)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어 장 세척력이 뛰어나면서 각종 임상에서 매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 고령층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지난달 항문질환연구회에서 최동현 안산한사랑병원 원장은 “‘피코라이트 산’은 거부감을 줄이고 고통 없이 대장내시경검사를 준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국내 내시경 하제는 연간 230만건 정도 사용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장내시경 하제는 170만건 정도, 시장규모는 80억원에 달한다. 태준제약의 ‘코리트 산’이 연간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팜비오는 출시 첫 해인 올해 매출을 25억~3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