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임대아파트 단지를 지어 수익형 부동산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서울에서 처음 나왔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신도림동 332의 1 일대에 2014년까지 임대아파트 172가구(조감도)를 짓는 지구단위계획안이 조건부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임대아파트임에도 이 사업의 주체는 공기업이나 건설사가 아니라 개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아파트는 서민들의 전·월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하거나 매입한다”며 “개인 토지주가 분양을 하지 않고 임대용으로 대규모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지는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과 디큐브시티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다. 5739㎡ 규모의 개인 소유지로 현재 골프 연습장이 들어서 있다. 주변은 공원과 아파트 단지들이 둘러싸고 있다.

토지주는 여기에 장기임대(임대의무기간 15년)를 목적으로 전용 60㎡(18평) 이하 소형 아파트를 짓는다. 도로 등 공공용지로 토지 일부를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추가용적률 45%를 더 받았다. 의무임대기간 동안 분양은 금지된다.

구로구 관계자는 “개인이 주택법에 따라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했지만 임대주택법의 제한도 받아야 하는 케이스”라며 “특이한 사안이라서 토지주 및 설계업체가 해당 부지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토지주는 분양을 하고 빠져나가는 한국식 아파트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주택을 보유하면서 임대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시행을 맡은 아이담디엔씨의 김혁민 대표는 “처음에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피스텔 등 다른 형태로 개발할 것을 권유했다”며 “그러나 오랜기간 외국에서 생활한 토지주가 월세를 받는 임대주택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60대 초반의 재력가인 토지주는 약 300억원의 건축비를 투입, 전체 2개 동 172가구를 모두 전용 60㎡ 이하로 건설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시설이나 마감재는 공공임대보다 좋은 일반 분양 아파트 수준이 될 것”이라며 “건축심의를 거쳐 오는 6~7월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