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가 여론에 밀려 윈저 조니워커 등 주력 위스키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윈저 조니워커 등 주요 위스키의 출고가를 인상하려던 계획을 유보하고, 와인 22종 가격은 예정대로 4.2~20% 인하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윈저 12년’과 ‘윈저 17년’ ‘윈저 21년’ ‘조니워커 블랙 12년’ 출고가를 4.9~6% 올리기로 하고 지난달 말 도매업체와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인상안을 통보했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주요 제품 출고가를 올리려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 가격 인상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5% 떨어졌는데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올리느냐”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인상 계획을 미룬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의 한 백화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위스키 가격 변동이 없는데 대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관할 당국인 국세청에서도 물가 불안을 이유로 위스키 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도 오비맥주가 맥주값을 9%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국세청의 반발에 부딪쳐 유보했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