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스터스의 최고 명장면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바 왓슨(미국)이 90도로 꺾어 친 ‘의도적인 훅샷’이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자주 빠지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왓슨의 훅샷’을 따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베스트 영 코치’ 로저 시프먼은 ‘의도적인 훅샷’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의 로테이션을 꼽는다.

그는 “왓슨은 훅샷을 할 때 임팩트 시점에서 왼손이 오른손을 빠르게 감아쥐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한 ‘크게 휘는 훅샷을 구사하기 위한 4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라이를 체크하라=의도적인 훅샷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볼이 놓여진 상태가 어떤지를 점검해야 한다. 왓슨이 샷을 하는 곳에는 솔잎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었다. 볼과 클럽페이스가 만날 때 솔잎이나 러프 등이 중간에 끼면 ‘완충작용’ 때문에 페이스면의 그루브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되고 원하는 거리나 방향 조절도 힘들게 된다. 왓슨은 다행히 이런 방해를 받지 않았다. 왓슨은 샷을 하기 전 주변의 이물질을 일일이 제거했다. 골프룰에서는 이런 이물질은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s)’라고 한다. 루스 임페디먼트는 자연물로 △고정돼 있지 않거나 생장하지 않고 △땅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으며 △볼에 붙어 있지 않은 것으로서 돌, 나뭇잎, 나무의 잔가지, 동물의 똥, 벌레와 곤충, 그것들의 퇴적물 등을 말한다.

겨울철 눈도 해당된다. 해저드 내가 아니면 제거하고 치면 된다. 해저드에서 루스 임페디먼트에 가려진 볼을 확인하려다 볼이 움직이면 1벌타를 받는다.

◆몸의 회전이 덜 돼야 한다=훅샷을 하려면 몸이 수동적이어야 한다. 임팩트 시점에서 히프와 몸을 천천히 돌려야 한다. 대신 손과 팔은 빠르게 지나가면서 클럽페이스를 닫아줘야 한다. 왓슨의 훅샷을 유심히 보면 그의 몸 회전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

◆임팩트 때 헤드 스피드를 높여라=느린 스윙으로는 훅샷을 할 수 없다. 최근에 출시된 볼들은 스핀량을 줄이는 추세여서 손과 팔의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이런 훅샷을 잘 시도하는 선수들은 왓슨처럼 헤드 스피드가 빠른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 등이다.

◆타깃을 오(誤)조준하라=훅샷을 할 때는 휘는 것을 감안해 오조준해야 한다. 왼손잡이인 왓슨은 타깃보다 훨씬 더 왼쪽을 겨냥했다. 또 먼 거리 훅샷이 짧은 거리보다 쉽다. 왓슨도 “타깃과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의도적인 훅샷을 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훅샷 연습도 먼 거리부터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거리가 멀면 휘어지는 것을 보기도 쉽다.

로저 시프먼은 “아마추어 골퍼라면 왓슨과 같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훅샷을 시도하기보다 먼저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꺼내고 치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