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가 부상하면서 증권사들이 ETF를 활용한 투자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하는 ‘ETF랩’이 대표적이다.

ETF랩은 시장 전문가들이 시장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시장 수익률 이상을 추구한다. 연초 상승 기조를 달리던 증시가 각종 대내외 변수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대응이 어려워지자 증권사들이 ETF랩을 주식형 펀드의 대안상품으로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시장수익률 따라가는 ETF랩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업체별 ETF랩의 수익률은 대부분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최근 3개월 수익(지난 5일 기준)을 보면 하나대투증권의 ‘하나ETF액티브랩’은 13.84%, 한국투자증권의 ‘삼성그룹+5랩’ 11.55%, 신한금융투자의 ‘신한ETF적립형랩’ 9.94%로 코스피지수 상승률(8.85%)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렸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하나ETF액티브랩’과 ‘신한ETF적립형랩’은 각각 25.23%, 22.54%로 지수 상승률(21.74%)을 앞섰다.

이처럼 기존 ETF랩이 시장수익률을 웃돌자 올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KDB대우증권의 자산배분형랩 ‘폴리원’은 2009년에 출시돼 현재 수탁액이 750억원에 이른다. 이 중 400억원이 올해 들어왔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최근 1년 수익률은 9.3%로 시장수익률(4.77%)을 두 배 이상 웃돈다”며 “지난해 8월 시장이 급락하면서 종목 투자에 집중했던 기존 자문형랩은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시장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ETF랩은 탁월한 시장 방어력을 보여줘 지난해 말부터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ETF랩’ 상품

증권사들은 앞다퉈 다양한 ETF랩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9일 KODEX200과 KODEX섹터ETF 등을 시장 상황에 맞게 최적화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시장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대신ETF랩’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도 ‘아임유 ETF 적립식 랩’을 출시했다. 대표지수 ETF로 50% 이상 구성해 안정적으로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면서 저평가된 섹터ETF를 발굴, 추가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적립형 상품은 매달 높은 수익이 전망되는 섹터들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조절, 적립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증권사의 설명이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ETF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지금처럼 섹터별로 세분화돼 있지 않아 투자 대상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익률이 지수 상승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며 “최근 다양한 ETF들이 나오면서 ‘시장 수익률+알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도 저평가된 섹터ETF에 분산투자, 추가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