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의 앨런 멀랠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멀랠리의 연봉은 금융회사 CEO 중 가장 많은 보상을 받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보다 많았다.

8일 포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멀랠리 회장은 지난해 2950만달러의 소득을 올렸다. 기본급(현금) 200만달러, 현금보너스 550만달러, 스톡옵션 및 주식보상 2200만달러 등이었다. 이는 2010년보다 11.3% 늘어난 것이다. 2위는 2300만달러를 받은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이었다. 빈터콘 회장의 연봉은 87% 급증했지만 멀랠리에는 한참 못 미쳤다.

포드뿐만 아니라 미국 제조업 CEO의 연봉도 계속 오르고 있다. 칩 제조사인 퀄컴의 폴 제이콥스 CEO는 전년보다 17% 늘어난 2700만달러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 CEO 연봉 상승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제조업 CEO 연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금융사 CEO의 연봉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이먼 회장이 지난해 월가 금융사 CEO 중 가장 많은 2300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지난해 전년보다 9% 증가한 190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CEO의 보수는 동결됐다. 다이먼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006년 4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다이먼 이외에 연봉 2000만달러가 넘는 CEO는 한 명도 없었다. 2007년 7000만달러를 받았던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연봉은 19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에 비해 900만달러 감소한 것. 이 밖에 존 스텀프 웰스파고 CEO는 1790만달러, 비크람 팬딧 씨티그룹 CEO는 1500만달러를 받았다.

금융사 CEO 연봉이 제조업보다 적은 것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순이익은 67% 감소했다. BoA는 50%, 모건스탠리도 40%가량 이익이 줄었다. 뉴욕증권거래소 회원으로 등록된 투자은행들의 전체 순이익이 2010년 276억달러에서 지난해 135억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