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경영진을 규탄하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객실에서 시위를 벌여온 삼성전자의 옛 협력업체 엔텍 채권단이 자진해산했다. 점거농성을 벌인지 5일만이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신라호텔 14층 객실에서 점거 시위를 했던 엔텍 채권단 10명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해산했다고 7일 밝혔다. 채권단은 경찰서로 이동한 뒤 신라호텔 측에서 고소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점거 농성을 끝내고 간단한 건강 체크를 했으며, 모두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 전 농성중단 성명을 통해 “공공장장소에서 물의를 일으키게 돼 죄송하다”며 “피해를 입은 모든 관계자분들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이 중소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듣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채권단도 이를 믿고 해산키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불상사 없이 끝나 다행이지만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채권단은 삼성전자가 일방적으로 납품 계약을 파기, 20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지난 3일 신라호텔 객실에서 삼성그룹 경영진을 규탄하는 시위에 들어갔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