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경·소형 '늘고' 중·대형 '줄고'
수입차, 2000cc 미만 '절반' 차지···디젤차 인기 지속

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경·소형차 판매가 늘고 중대형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제차의 경우 배기량 2000cc 미만의 고(高)연비 차종이 인기를 끌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산 경차와 소형차(단종 모델 제외) 판매량은 6만4012대로 작년 동기(4만9800대)보다 28.5% 증가했다.(표1 참조) 전체 내수 시장의 산업 수요가 7%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연료를 적게 먹는 '작은차'를 구매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올 1분기 車시장, 소형·고연비차 '함박 웃음'
반면 1분기 배기량 2000cc급 이상 중대형 승용차의 판매량은 10만1662대로 작년 동기(11만2121대)보다 9.3% 감소했다. 모델별로 현대차 그랜저가 17.3%, 제네시스는 11.8% 각각 줄었고 기아차 K7은 43.1% 급감했다.

이같은 요인은 최근 경기 불황에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연비 등 경제성이 좋은 차를 구매하는 '실속형' 운전자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올린 차종은 소형차 엑센트와 경차 쉐보레 스파크가 꼽힌다. 엑센트는 올 1~3월 누적 판매량이 6963대로 작년 동기 대비 59% 늘었고, 스파크는 1만4197대를 판매해 37% 증가했다.

완성차 회사 중에선 기아차가 '작은차 왕국'의 면모를 보였다. 기아차는 올 1~3월 승용·RV 판매량(10만3821대) 가운데 모닝과 레이 등 경차(3만7345대)가 전체 36% 비중을 차지했다.

올 1분기 車시장, 소형·고연비차 '함박 웃음'
수입차 시장은 배기량 2000cc 미만 차종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1분기 이 차급의 누적 판매량은 1만3541대로 지난해 1분기(1만270대 판매) 대비 31.9%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46.2%로 전년 동기 대비 6.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지난 3월 판매량은 역대 가장 많은 5142대로 전체 수입차 가운데 48.3% 점유율을 기록했다.(표2 참조) 수입차 2대 중 1대는 2.0ℓ급 이하 엔진 차종이 팔린 셈이다. 반면 1분기 배기량 3000cc~4000cc 및 4000cc 이상 중대형 차종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각각 24.1%, 21.8% 감소했다.

엔진 배기량이 작은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이유는 연비 좋은 디젤차의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링 10위 안에 디젤차는 BMW 520d 및 320d, 폭스바겐 골프 1.6 및 2.0 TDI, 티구안 2.0 TDI, 아우디 A6 3.0 TDI 등 총 6개 모델이 올랐다. 작년 1분기 판매순위 10위권에 속한 디젤차는 BMW 520d와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단 2개 모델 밖에 없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수입차 장사를 할려면 디젤 라인업이 없이는 이젠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됐다" 면서 "올 연말까지 수입 디젤차 공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