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맞대결을 펼친 배상문은 “마스터스 출전이 처음이라 정신없이 친 것 같다. 하지만 타이거(우즈)에 대한 부담 같은 건 없었다. 세계 최고라는 대회 권위와 수많은 갤러리 등 마스터스 자체가 주는 위압감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터스이니까 더 잘 쳐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더 이상 창피당할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경기가 풀리더라”고 덧붙였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우즈에 대해서는 “쇼트게임과 볼 컨트롤 등 여러 면에서 한 수, 아니 두 수 위”라며 “확실히 세계 정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학창 시절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우즈의 스윙을 따라 익혔고 20세 때인 2006년에는 우즈의 경기를 직접 보러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그는 “타이거가 나이 탓인지 몰라도 생각했던 것만큼 완벽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나도 세계 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들었다”고 했다.

아들의 뒤를 따르던 어머니 시옥희 씨(56)는 1000개의 깨알 같은 구슬로 직접 만든 염주를 목에 두르고 나와 선전을 빌었다.

◆…이틀간 내린 비로 그린이 부드러워져 좋은 성적이 기대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정반대로 나타났다.이날 플레이한 95명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28명에 그쳤다.평균 스코어는 73.368타로 2008년 74.181타 이래 가장 높게 나왔다.1번홀(파4)이 4.379타로 가장 어려웠고 2번홀(파5)이 4.642타로 가장 쉬웠다.

오거스타는 선수들의 과감한 핀 공략을 우려해 핀 위치를 매우 어렵게 조정했다.우즈는 “몇 개 홀의 핀 위치는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로리 매킬로이도 “마지막날 핀 위치처럼 어려운 홀이 몇 개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린이 소프트해 낮은 스코어가 나올 것을 막기 위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보통 대회장에 비가 내리면 주최 측은 ‘리프트, 클린 앤드 플레이스(lift, clean and place)룰’을 시행한다.페어웨이가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볼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을 가능성이 높을 때 볼을 집어올려 닦은 뒤 놓고 치는 규정이다.그러나 권위 있는 대회에서는 이런 룰이 ‘사기(cheating)’에 해당한다며 거부한다.오거스타도 이 룰을 적용하지 않았다.이로 인해 몇 명의 선수가 볼에 진흙이 묻는 상황과 맞닥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