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 영업익 1조…애플 흔드는 '퍼스트 무버'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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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서프라이즈]
휴대폰+태블릿 합친 '폰블릭' 신시장 개척
스마트폰 4400만대 팔려…전체 영업익 3분의 2 차지
휴대폰+태블릿 합친 '폰블릭' 신시장 개척
스마트폰 4400만대 팔려…전체 영업익 3분의 2 차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그 자체로도 놀랍지만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1등 공신인 갤럭시 노트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이에서 ‘폰블릿(휴대폰+태블릿의 합성어)’이란 새 카테고리를 개척한 제품이다. 다른 선진 업체가 내놓으면 재빨리 따라잡는 데 주력했던 ‘패스트 팔로어’ 삼성전자가 스스로 카테고리를 창조해 엄청난 이익을 만들어냈다.
연말 특수 이후 소비가 줄어드는 정보기술(IT) 비수기 1분기에 대기록을 만들어낸 삼성전자 앞엔 안정돼가는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이 기대되는 이유다.
◆애플 흔드는 ‘퍼스트 무버’ 전략
갤럭시 노트는 32G 제품값이 100만원에서 100원 빠지는 99만9900원이다. 프리미엄 제품이 많은 삼성전자에서도 최고가다. 판매단가가 높은 만큼 영업이익률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고가 제품을 지난 1분기 세계에 400만대 이상 판매했다. 제품 하나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갤럭시S2 등도 선전해 지난 1분기 스마트폰만 4400만대 이상을 팔아치운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영업이익의 3분의 2 이상을 무선사업부가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3조8000억원 이상을 휴대폰 판매로 일궈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내에선 1분기 실적보다 갤럭시 노트의 성공에 더 고무돼 있다. 갤럭시 노트는 ‘퍼스트 무버’를 꿈꿨던 야심작이어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크기의 틈새인 5.3인치 화면에 아날로그 필기 기능을 첨부해 ‘폰블릿’이란 새 카테고리를 개척한 갤럭시 노트는 탄생 5개월 만에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상품이 됐다.
삼성은 그동안 애플, 소니 등이 새 제품을 만들어내면 가장 빨리, 잘 베끼는 ‘패스트 팔로어’였다. 스티브 잡스가 ‘카피캣(모방자)’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던 삼성이 애플을 흔드는 ‘퍼스트 무버’로 변신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예전과는 위치가 달라졌다. 앞으로 전자가 어떻게 가야 할지 연구해보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CD 흑자전환 등 골고루 선전
반도체사업부와 TV·생활가전 사업부 등도 선전했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뉴아이패드에는 삼성이 만든 A5X 프로세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들어 있다. 뉴아이패드가 날개돋친 듯 팔리자 삼성전자도 덩달아 실적이 개선됐다.
시스템반도체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의 영향도 받았다. 다만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으로 메모리 부문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TV는 유럽 축구 국가대항전인 5월 유로컵과 8월 런던올림픽 등 빅이벤트를 앞두고 예상보다 잘 팔렸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1분기 TV 판매가 예상보다 좋다”며 “올해 목표인 5000만대를 판매하려면 지난해보다 14% 성장해야 하는데 속도를 충분히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TV 판매 호조는 LCD사업부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조6000억원의 적자를 낸 LCD사업부(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포함)는 올 1분기 소폭 흑자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업부별로 예상보다 1000억원 이상씩 영업이익이 더 나왔다”며 “반도체와 LCD 패널값이 올라 가는 추세인 데다 애플 물량을 많이 받은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1등 공신인 갤럭시 노트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이에서 ‘폰블릿(휴대폰+태블릿의 합성어)’이란 새 카테고리를 개척한 제품이다. 다른 선진 업체가 내놓으면 재빨리 따라잡는 데 주력했던 ‘패스트 팔로어’ 삼성전자가 스스로 카테고리를 창조해 엄청난 이익을 만들어냈다.
연말 특수 이후 소비가 줄어드는 정보기술(IT) 비수기 1분기에 대기록을 만들어낸 삼성전자 앞엔 안정돼가는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이 기대되는 이유다.
◆애플 흔드는 ‘퍼스트 무버’ 전략
갤럭시 노트는 32G 제품값이 100만원에서 100원 빠지는 99만9900원이다. 프리미엄 제품이 많은 삼성전자에서도 최고가다. 판매단가가 높은 만큼 영업이익률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고가 제품을 지난 1분기 세계에 400만대 이상 판매했다. 제품 하나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갤럭시S2 등도 선전해 지난 1분기 스마트폰만 4400만대 이상을 팔아치운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영업이익의 3분의 2 이상을 무선사업부가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3조8000억원 이상을 휴대폰 판매로 일궈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내에선 1분기 실적보다 갤럭시 노트의 성공에 더 고무돼 있다. 갤럭시 노트는 ‘퍼스트 무버’를 꿈꿨던 야심작이어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크기의 틈새인 5.3인치 화면에 아날로그 필기 기능을 첨부해 ‘폰블릿’이란 새 카테고리를 개척한 갤럭시 노트는 탄생 5개월 만에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상품이 됐다.
삼성은 그동안 애플, 소니 등이 새 제품을 만들어내면 가장 빨리, 잘 베끼는 ‘패스트 팔로어’였다. 스티브 잡스가 ‘카피캣(모방자)’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던 삼성이 애플을 흔드는 ‘퍼스트 무버’로 변신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예전과는 위치가 달라졌다. 앞으로 전자가 어떻게 가야 할지 연구해보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CD 흑자전환 등 골고루 선전
반도체사업부와 TV·생활가전 사업부 등도 선전했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뉴아이패드에는 삼성이 만든 A5X 프로세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들어 있다. 뉴아이패드가 날개돋친 듯 팔리자 삼성전자도 덩달아 실적이 개선됐다.
시스템반도체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의 영향도 받았다. 다만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으로 메모리 부문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TV는 유럽 축구 국가대항전인 5월 유로컵과 8월 런던올림픽 등 빅이벤트를 앞두고 예상보다 잘 팔렸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1분기 TV 판매가 예상보다 좋다”며 “올해 목표인 5000만대를 판매하려면 지난해보다 14% 성장해야 하는데 속도를 충분히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TV 판매 호조는 LCD사업부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조6000억원의 적자를 낸 LCD사업부(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포함)는 올 1분기 소폭 흑자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업부별로 예상보다 1000억원 이상씩 영업이익이 더 나왔다”며 “반도체와 LCD 패널값이 올라 가는 추세인 데다 애플 물량을 많이 받은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