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부를 무덤에 갖고 가지는 못합니다. 경제인은 이 부의 일시적 경영인에 불과하므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부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세계 최고 갑부인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72·사진)은 6일 “경제인들이 부를 어느 정도 창출하는지와 관계없이 분명히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며 자신의 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절친한 친구인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국제사격연맹(ISSF) 회장이 이날 경남대에서 박재규 총장으로부터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 함께했다. ‘2018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에 나선 경남 창원시가 라냐 회장을 초청하자, 지인인 그가 동행한 것이다.

슬림 회장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데 영향을 준 중요한 생활신조로 “가족과 친구들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이들을 위해 일한다”고 밝혔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인들의 역할에 대해선 “우리 사회는 많은 모순점을 안고 있다. 청년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희망을 잃고 있다”며 “변화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창출해내고 새로운 시민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기부문화에 대해서 “어떤 기업인이건 자신의 재산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사람은 없다”며 “자신의 재산은 사회에 남겨주고 간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업인들은 자산과 경험이 많고 문제 해결능력이 충분하므로 이런 것들을 사회문제 해결에 사용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강하고 준비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정치와 경제 간 ‘정경유착’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의 역할은 다르다”며 “경제인들은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고 부를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경제에 관여하지 말아야 하며 경제인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양측의 역할분담”이라고 말했다.

슬림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1 세계 억만장자’에서 순보유 자산이 740억달러(82조9540억원)로 미국의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따돌리며 2년 연속 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인물이다.

연합뉴스